"칼부림·잼버리 재현 막는다"…현대차 직원의 기막힌 아이디어 [배성수의 다다IT선]
입력
수정
현대차·기아, 2023 아이디어 페스티벌 개최으슥한 골목에서 범죄가 발생하면 주변의 자동차 경적이 자동으로 울리는 시스템, 전기차 에어컨으로 10분 만에 텐트의 내부 온도를 10도 낮춰주는 기술, 장애인의 이동성 향상을 위해 휠체어 하단에 공유 퀵보드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빌리티…
임직원들이 직접 아이디어 구상해 발표
올해 주제는 '세상을 바꾸는 마음 따뜻한 기술'
김용화 사장 "모빌리티가 선한 영향력 가져다 줄 것"
지난 22일 경기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2023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 경연에선 현대차·기아 임직원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주제는 '세상을 바꾸는 마음 따뜻한 기술'. 미래 모빌리티 기술과 연계해 교통 약자와 사회 배려 대상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아이디어를 찾아내자는 취지로 열렸다.경연은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하는 '제작 부문'에서 9개 팀이,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제안하는 '시나리오 부문' 6개 팀이 발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각 팀은 발표에 앞서 5개월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이날 발표는 김용화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CTO·사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단이 참가하는 가운데 진행됐다.제작 부문 대상은 시각장애인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한 '햅틱 내비게이터' 팀에게 돌아갔다. 시각장애인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놓치지 않고 탑승할 수 있도록 버스의 거리를 진동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버스 기사도 시각장애인이 정류장에 있을 경우 이를 놓치지 않고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전기차의 장점을 살려 투석 환자에게 유용한'찾아가는 인공신장실'은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외에도 초광대역(UWB) 통신 기반 '사각지대 보행자 사고 예방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이 소개됐다. 사각지대 보행자 사고 예방 기술은 주변에서 사람의 비명이 켜지면 라이트가 켜지고, 비명이 지속되면 경적과 함께 인근 경찰서에 알림이 가는 시스템이다. 수상 구조 모빌리티 '오빗'을 비롯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사이드 미러(DSM)' 수어 소통 시스템', 차량 공조시스템을 외부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V2GO' 등도 청중들의 눈길을 끌었다.시나리오 부문에선 '공유 킥보드를 활용한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성 향상 기술'이 대상을 받았다. 수동 휠체어를 길거리의 공유 퀵보드 서비스와 결합해 보다 편리한 주행을 돕겠다는 아이디어다. 예컨대 휠체어 이용자가 오르기 어려운 언덕길이나 빠른 이동이 필요할 경우 유용해 장애인의 이동권과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임산부 맞춤형 차량 구독 서비스 '임-편한세상' △인공지능(AI) 기반 능동형 음주운전 예측 및 예방 시스템 '드렁크헌터'△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 기술 등이 공개됐다.
중국 연태·상해 기술연구소 5개 팀도 사전에 제작한 영상을 통해 참여했다. 제작 부문에선 △차량 노크 소리를 이용한 식별제어 시스템 △스마트 워치 연동 기능을 활용한 운전자 헬스케어 시스템 △차량 내 360도 회전 카메라를 이용한 스마트 서비스가, 시나리오 부문에선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시각장애인 여행 서비스 △육해공 이동이 가능한 교체형 모빌리티 등이 소개됐다.제작 부문 대상 팀에겐 상금 1000만원과 '2024 CES' 견학 기회가, 시나리오 대상 팀에겐 상금 500만원과 아시아 지역 해외기술 탐방 기회 등이 시상됐다. 김용화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이번 경연은 모빌리티가 어떤 방식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을지 심도 있게 고민한 임직원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디어 페스티벌은 현대차·기아가 창의적인 연구문화를 조성하고, 임직원들의 연구개발 열정과 창의력을 장려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진행되는 행사다. 올해 경연은 발표가 끝난 뒤 가수 권은비가 축하 무대를 꾸미는 등 임직원이 함께 즐기는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