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공급대책 발표…3기 신도시 공급 앞당긴다

3기 신도시, 공공 공급의 핵심축
공급 물량도 확대할까…"주택용지 재조정해 공급 늘려야" 주장도
정부가 추석 전에 발표하는 주택 공급 대책에는 3기 신도시 공급 일정을 앞당기고, 물량도 일부 확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2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기존에 발표한 3기 신도시와 신규 택지 공급 일정을 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21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신도시를 비롯한 공공 부문에서 내년에 공급하기로 한 것을 앞당겨오는 것은 가능한 부분"이라며 "몇 달 동안 누적된 공급의 급격한 위축을 만회하고, 전체적인 순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급 대책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연장, 보증 지원 등 금융 지원을 통해 민간 공급 주체들의 막한 자금줄을 뚫어주는 방안도 담긴다.그러나 고금리, 자잿값 인상 등으로 민간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길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공공 부문부터 움직여 시장의 불안 심리를 가라앉히겠다는 것이다.
3기 신도시는 공공 부문 공급의 핵심 축이다.

면적 330만㎡ 이상인 3기 신도시는 남양주 왕숙(5만4천호)·왕숙2(1만4천호), 하남 교산(3만3천호), 인천 계양(1만7천호), 고양 창릉(3만8천호), 부천 대장(2만호) 등 5곳으로 모두 17만6천호다.면적 330만㎡ 이하 기타 공공주택지구는 과천 과천(7천호), 안산 장상(1만5천호), 인천 구월2(1만8천호), 화성 봉담3(1만7천호), 광명 시흥(7만호), 의왕·군포·안산(4만1천호), 화성 진안(2만호) 등 18만8천호다.

기타 공공주택지구까지 합치면 총 36만4천호 규모다.

3기 신도시 5곳의 입주 예정 시기는 당초 발표 때 2025∼2026년으로 제시됐지만, 토지 보상 등을 거치며 일정이 1∼2년가량 밀린 상태다.5개 지구 모두 최초 입주 시점을 2026∼2027년으로 잡고 있다.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인천 계양으로 2026년 준공이 목표다.

지난 6월 착공한 남양주 왕숙과 하남 교산은 2028년,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은 2029년 각각 준공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사전 청약 등으로 3기 신도시 물량을 조기 공급하는 방안이 이번 공급 대책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3기 신도시는 토지 보상을 거의 다 완료했고, 5개 지구 모두 조성 공사에 착수했다"며 "일부 블록을 제외하고는 계획대로 주택 공급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 전관 카르텔 문제와 맞물리며 공공의 주택 공급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도 읽힌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3기 신도시 물량 자체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30%가량인 공원녹지와 15%인 자족 용지 비율을 축소해 주택용지(26%)를 늘리자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3기 신도시 주택용지를 늘리고 용적률까지 상향하면 물량을 60만호 내외까지 늘릴 수 있으며, 이는 주택 공급 물량 확보의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는 서울에 인접한 데다, 철도 교통망까지 갖출 예정이라 밀도 있게 개발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3기 신도시를 제대로 개발해야 1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며 "입주 이후 30년밖에 안 된 도시를 재정비한다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라고 말했다.

따라서 3기 신도시의 물량 확대 방안이 이번 공급 대책에 포함될지 주목된다.

다만 이번 공급 대책이 부동산 가격에는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를 건드리지 않고, 공급 측면에서 참여자들의 자금 경색을 해소해주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본다"며 "사업 리스크가 커서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컨베이어 벨트를 갈아 끼워 주거나 기름칠을 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박 위원은 "공장 내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살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공급 대책이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