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드는 표적항암 보장…암 진단비 최대 9번 주기도
입력
수정
지면A21
진화하는 암보험최근 보험시장에선 암보험 경쟁이 가장 뜨겁다. 보험회사들은 “최신 기술이 등장해 생존 확률이 높아졌지만, 의료비가 비싸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여러 보험사가 상품을 단장하고 있는 만큼 위험 최소화를 위해선 가입이 나쁘지 않은 시기다.
비급여 치료비 점점 높아져
KB·롯데손보·흥국화재 등
새로운 약물치료 보장하고
지급 횟수 늘린 상품 출시
기존 암보험 해지 말고
추가 가입 후 금액 늘려야
암보험에는 진단비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암 수술과 항암 치료를 하면 장기 요양으로 생계 활동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재취업에 성공하는 비율도 낮기 때문에 암 진단비가 ‘실질적인 퇴직금’이란 얘기도 있다. 치료비용도 높아지는 추세다. 일반적으로 암에 걸리면 중증질환 산정특례제도로 인해 본인 부담금을 5%만 내면 된다. 그러나 급여와 관련된 비용만 경감되고, 최신 의료기술과 같은 비급여 치료는 제한된다. 환자 맞춤형 면역세포 치료인 카티항암약물 치료와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중입자 치료가 비싼 이유다.한 보험사 관계자는 “암에 대한 직접적인 치료비 및 생계비와 치료 후 삶의 질을 보장받기 위해선 1억원가량의 넉넉한 암 진단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존 암보험을 무턱대고 해지하면 손해 보기 때문에 추가 가입으로 보장금액을 늘리는 게 좋다.
보험사들이 근래에 선보인 암보험은 신기술 치료를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지급 횟수를 늘리는 게 트렌드다. KB손해보험이 출시한 ‘KB 9회 주는 암보험’은 암을 9개 부위별로 세분화해 암 진단비를 최대 아홉 번까지 지급하는 ‘통합 암 진단비’를 탑재했다. 기존 암 진단비는 암이 발생하면 보험금이 지급되고 해당 보장이 소멸됐다. 하지만 이 상품은 보험금이 지급된 해당 암만 보장이 소멸되고 나머지 부위의 원발암은 계속 보장한다.
흥국화재 상품도 살펴볼 만하다. 지난 8일 손해보험협회에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흥국화재의 ‘신(新)통합 진단비 특약’은 원발암, 전이암 구분 없이 신통합암 진단비를 신체부위별 6그룹으로 분류해 최초 1회씩, 총 6회씩 보장한다. 흥국화재는 최근 이 특약을 탑재한 ‘흥Good(굿) 모두 담은 암보험’을 출시했다. 회사 측은 “높은 확률로 발생하는 전이암의 보장 공백을 줄인 상품”이라고 강조했다.지난 6월 출시된 롯데손해보험의 ‘렛:스마일(let:smile) 종합암보험’의 인기도 만만찮다. 출시 석 달 만에 계약 건수 3만6000여 건, 원수보험료 약 25억원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원발암 외 전이암까지 8개 발생 원인 부위에 따라 최대 8회 보장하는 ‘통합형 전이암 진단비’ 담보를 신설했다.
한화손해보험 상품도 살펴볼 만하다.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상품은 업계 최초로 ‘여성특화통합진단비’를 신설했다. 여성 고위험군 질병인 유방·난소·자궁·갑상샘 등의 암 진단비는 물론 갑상샘기능항진증 등 암 전조증상 진단까지 보장한다.
당뇨와 고혈압 등 다른 질환이 있으면 ‘유병자 상품’을 살펴보는 게 좋다. 교보생명은 이달 초 유병력자와 고령자가 최소한의 심사로 가입이 가능한 ‘교보간편가입암보험’을 출시했다.상품이 좋아졌다고 해도 무턱대고 가입해 과도한 보험료를 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치료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만큼 암보험도 끊임없이 바뀌고 있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맞는 보험상품이 무엇인지, 보험료 부담은 적당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