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前 디시인사이드 '우회상장 사기극'…김행은 사외이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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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인수기업이었던 IC코퍼레이션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수백억원대 횡령 및 주가조작으로 이어진 인터넷 포털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우회상장 당시 피인수 회사의 사외이사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당시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위를 캐물을 계획이다.
경영진 주가조작·횡령 당시 재직
이사회는 단 한차례도 참석 안해
민주당 "장관직 적합한지 의문
청문회서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06년 12월 28일부터 2007년 2월 7일까지 코스닥 상장 건설사 IC코퍼레이션 사외이사를 맡았다. IC코퍼레이션은 2006년 11월 국내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에 인수되며 화제를 모은 종목이다. 김 후보자는 인수 직후인 2006년 12월 김유식(디시인사이드 창업자)·김현진 공동대표 등과 함께 이사회에 합류했다.디시인사이드는 IC코퍼레이션을 합병한 뒤 자본시장에서 투자금을 조달해 종합 UCC(사용자 창작 콘텐츠) 포털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IC코퍼레이션 주가는 인수 직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1주일 만에 47.5% 급등했다. 하지만 인수 한 달 뒤 비극이 시작됐다. 2007년 1월 IC코퍼레이션은 2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같은 시기 인수 직전 발행된 100억원대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주식으로 전환돼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연속된 악재에 주가가 폭락하자 경영진은 베트남 골프장 사업 수주를 알리며 다시 주가를 띄웠다. IC코퍼레이션은 상장폐지 직전인 2008년까지 여러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5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사기극이 밝혀진 건 2009년이다. 김현진 대표가 부사장 석모씨 등과 함께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회사 자금 18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김유식 대표도 회삿돈 2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를 받았다.
IC코퍼레이션은 2009년 상장폐지됐고 2013년 파산하며 소액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남겼다.정치권에선 김 후보자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한다. 첫 유상증자가 김 후보자가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기간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김 후보자는 재직 기간 한 차례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인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수백억원대 횡령과 주가조작이 일어난 기업의 이사였던 김 후보자가 장관직에 적합한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며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당시 활동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하겠다”고 했다.
한국경제신문은 김 후보자와 여가부에 사외이사 취임 경위와 주가조작 인지 여부 등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