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어벤저스 합류한 임성재 "금빛 스윙, 때가 왔다"

김시우·조우영·장유빈과 한팀
"모두 컨디션 좋아 저만 잘하면 돼"
한번도 경험 못한 中 코스가 변수
스포츠는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지만 골프는 특히 심하다. 지난 대회 우승자가 다음 경기에서 커트 탈락하는 게 다반사인 종목이다. 그런데 이번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골프는 다르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남자 단체전 우승팀으로 한국을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한국이 임성재(25·사진) 김시우(28) 조우영(22) 장유빈(21)이라는 ‘어벤저스’ 팀을 꾸려 나서기 때문이다.

‘아이언맨’ 임성재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골프의 선봉에 있는 선수다. 출전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27위·24일 기준)이 가장 높다. 임성재 역시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그는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다는 (김)시우형과 서로 ‘때가 왔다’고 했다”며 “단체전 금메달을 넘어 개인전 금메달까지 따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아시안게임엔 남녀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 등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단체전은 따로 경기를 치르는 게 아니라 국가별 출전선수 4명 중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해 메달 색을 가린다. 한국은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부터 정식종목이 된 골프에서 가장 많은 13개의 금메달을 가져온 국가지만 지난번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에선 ‘노 골드’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얘기가 다르다. 프로 선수 출전이 허용되지 않았던 직전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부턴 아시안게임을 주관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흥행 등을 고려해 국가별로 최대 프로 선수 2명의 출전을 허락했다.

이 덕분에 이름값만 놓고 보면 대적할 상대가 없는 팀이 됐다.아마추어 신분의 조우영과 장유빈 역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이미 1승씩 거둔 선수다. 프로 무대에서도 최고 수준급 선수들인데,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프로 전향을 미뤘을 뿐이다. 지난주 스크린골프 대회에서 후배들과 만났다는 임성재는 “(김)시우형뿐만 아니라 (조)우영이와 (장)유빈이까지 모두 컨디션이 좋아서 다행”이라며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웃었다.

유력한 경쟁 상대는 인도다. 유러피언투어(DP월드투어)에서 2승씩 경험이 있는 아니르반 라히리(36)와 슈반카르 샤르마(27)가 버티고 있다. 올해 신한동해오픈 준우승자 파차라 콩왓마이(24)의 태국도 한국의 경쟁 상대로 꼽힌다.

변수는 선수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중국의 서호 글로벌GC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다른 나라 선수들의 코스 사전 답사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임성재도 지난주 스크린골프 대회를 통해 이 코스를 경험한 게 전부다. 골프장 소속 하우스 캐디만 허용하는 아시안게임의 규정도 선수들에게는 부담이다. 임성재는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대회 특성상 일반 투어 대회와는 부담감이 다르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