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대, "지역화·국제화로 학령인구 감소 극복"

유학생 지역기업 맞춤 인재육성
정부재정지원 2300억원 투입해
교육과정·교육환경 개선에 투자

충청권 유일 미래車 RIS 사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도
선문대 학생들이 미국 하와이 주립대에서 어학 연수를 받고 있다. /선문대 제공
인구감소는 지역산업은 물론 지방대 생존과 지방자치단체 존립까지 위협한다. 충남의 산업인력 부족 인원 수는 2만6000여 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충남의 대학 졸업자의 지역 취업률이 22.1%에 불과한 현실에서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외국인 유학생이다. 최근 교육부는 2027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30만 명을 유치하는 내용의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 이유다.

○중앙아시아와 유학생 유치 협력

정부 프로젝트를 선제적으로 시작한 대학이 있다. 충남 아산의 선문대(총장 문성제)는 올해 5월 충청남도와 손잡고 ‘충남-중앙아시아 지역혁신 인재 양성 프로젝트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에서 유학생을 유치해 한국어 교육과 기업 맞춤형 인재를 육성해 인구를 늘리는 것이 골자다. 선문대는 2012년부터 지역화와 국제화를 비전으로 지방소멸 위기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했다.선문대는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대학을 모델로 만든 한국국제대와 협약을 맺고 111명의 학생을 유치했다. 이들은 1년간 수업받고 지난달 열린 ‘2022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51명이 대학원에 진학했고, 3명이 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대학은 지역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은 학령 인구 감소로 입학 자원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지역 기업은 부족한 인력 확보할 수 있고, 지자체는 인구 유입 및 지역 활력을 제고할 수 있어 일석삼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재정지원 사업으로 경쟁력 향상

선문대 혁신의 원동력은 정부 재정지원사업이다. 많은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4년 링크(LINC) 사업을 시작으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대전·충남·세종권역에서 유일한 최우수 A등급을 받았다. CK-Ⅰ과 ‘잘 가르치는 대학’을 뜻하는 에이스플러스(ACE+), 비케이21플러스(BK21+), 링크플러스(LINC+), 지역혁신사업(RIS), 소프트웨어(SW) 중심대학, 링크(LINC) 3.0 등 국책사업을 통해 확보한 2300억원의 예산으로 대학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선문대는 지원금을 투입해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자기 주도적 생애 설계가 가능하게 만들자’는 목표를 세우고 교수법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고 수업을 토론과 실습 위주로 바꿨다. 프로젝트 학습을 도입하고, 캡스톤디자인 교과목도 확대했다.

선문대는 2018년 충청권 최초로 SW 중심대학에 선정됐다. SW 융합대학을 신설하고 산업체가 요구하는 SW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은 미래자동차공학부(자율주행), AI소프트웨어학과(빅데이터), 컴퓨터공학과(IT)를 두고 디지털 창의·융합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실습수업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독일 국제 아이디어·발명·신제품 전시회’에서 대상을 연속 수상한 것도 이런 수업의 결과다.

○국내 최초 사이언스 트랙 도입

세계가 3차원·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파괴적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화두인 빅데이터 관련 직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선문대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미국 컬럼비아대가 만든 데이터 사이언스 트랙을 국내 최초로 도입,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에 나섰다.

디지털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위한 디지털 교육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4차 산업혁명 혁신 선도대학’ 사업에 선정되면서 ‘제조산업 IoT 마스터(MASTER)’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2021년에는 충남권에서 유일하게 교육부의 ‘디지털 신기술 인재 양성 혁신공유대학 사업’에도 선정됐다. 국민대를 주관 대학으로 7개 대학이 공동으로 미래 자동차 분야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작년에는 ‘SW전문인재양성사업’도 선정돼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기술 산업 생태계 활성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문성제 총장은 “모든 역량을 지역과 공생하기 위한 플랫폼 대학으로 나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