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톡·강남언니' 손 들어준 경제학자들…"긍정 효과 더 크다"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사진=뉴스1
변호사 광고 플랫폼 로톡과 미용의료 플랫폼 강남언니 등 전문직 서비스 플랫폼의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경제학자들의 판단이 나왔다. 전문직 단체들이 주장하는 품질 저하 문제보다 정보 격차 해소를 통한 소비자의 후생 증대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한국경제학회는 이같은 내용의 '플랫폼과 전문직역' 설문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지난 7일부터 약 20일간 진행된 이번 설문에는 경제토론 패널 98명 중 52명이 참여했다.응답자들은 전문직 서비스 플랫폼이 신뢰재의 시장 비효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법률, 의료 등 전문직 서비스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서비스를 경험하기 전에는 품질을 파악하기 어렵고 경험 이후에도 적절한 가격과 품질이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다.

이번 설문에서는 "‘전문직 플랫폼 서비스는 플랫폼에서 서비스 가격이나 이용자 후기 등 다양한 정보 제공으로 정보비대칭성을 완화하고 신뢰재의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에 어느 정도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 86%가 동의한다고 밝혔다. 15%는 강하게 동의함을 71%는 동의함을 골랐다. 13%는 확신이 없다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한명도 없었다.

전문직 플랫폼이 과당경쟁을 부추기고 플랫폼 독점으로 인한 국민 피해가 예상된다는 직역단체의 의견에 대해서는 66%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확신이 없다는 응답이 13%였고, 동의한다는 의견은 21%였다. 유종민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문직이 플랫폼에 종속된다'는 표현은 서비스 가격을 정상이윤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현상을 나쁘게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곽노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플랫폼이 거대 기업의 독점보다는 과점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긍정적효과와 부정적효과 중에선 긍정적효과가 크다는 응답이 많았다. 37%는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크다를, 56%는 긍정적 효과가 다소 크다는 응답을 골랐다.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의견은 한명도 없었다.

다만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정보비대칭성을 완화할 수 있으나 광고성 리뷰, 리뷰 조작 등을 고려하면 시장을 오히려 교란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바람직한 전문직 서비스 플랫폼 정책방향을 묻는 질문에 "민간 플랫폼은 허용하되 전문직역 단체의 의견 수용을 통한 공공성 확보가 필요하다"(48%)고 제언했다. 민간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편(23%)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19%는 아예 전면적인 진입 허용이 필요하다고 봤다. 전주용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면적 진입 허용에 문제는 없지만 직역단체와의 갈등을 감안해 의견을 수용하는 방안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