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중계 안 된 한국 첫 메달·2관왕…근대5종 "저희가 더 열심히"

전웅태 "올림픽까지 좋은 기운을"…김선우 "힘들고 어렵지만 성취감 큰 종목"
한 명의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을 모두 하는 근대5종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날 한국에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5개의 메달을 안겼다.특히 여자 개인전에서 김선우(경기도청)가 은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 대한민국 선수단을 통틀어 첫 메달을 획득했고, 남자부의 간판 전웅태(광주광역시청)가 개인·단체전을 석권하며 한국의 첫 2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이 순간을 국내에서 팬들이 방송으로 볼 수는 없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회가 24일 열린 근대5종 결승 경기의 중계 제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정식 종목의 수가 제한적인 하계 올림픽과 달리 종목 수가 많은 편인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회 조직위가 중계 제작을 하지 않아 방송으로 볼 수 없는 경우가 있다.
25일 항저우 시내의 한 호텔에 마련된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참석한 2관왕 전웅태는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또 있을 거로 생각한다"며 "근대5종이 (중계를 하고 싶어도) 중계하기 힘든 수준이 되도록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게 저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최초의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안긴 주인공인 전웅태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개인전 2연패를 이뤘고, 9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부활한 단체전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그는 "운동선수의 '명함'은 결국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라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대회 성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수면 밖으로 올라올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승마 훈련을 위해 진천 선수촌이 아닌 국군체육부대에서 훈련하고 있는데, 운동만 할 수 있게 잘 갖춰져 있어서 집보다 더 집처럼 여기며 지내고 있다.

하루 종일 밥 먹고 운동하는 걸 반복하며 팀 구성원이 동고동락해 가족 같은 유대감이 생긴 게 저희가 좋은 결과를 내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국민들께 축하와 응원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참 좋다"며 "좋은 기운으로 하던 대로 5가지 종목을 피땀 흘려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다시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근대5종은 국내 일반부 등록 선수가 1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 안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탄생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캐내는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대회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김선우는 "힘들고 어렵지만, 누구나 하지 못하는 종목이라고 생각한다.

5가지를 다 하다 보니 고된 훈련의 보상이 있을 때 성취감도 그만큼 크다"고 근대5종의 매력을 전했다.그는 "수영 등 다른 종목을 하다가 넘어오는 경우도 많은데, 많은 후배가 멋진 종목이라는 걸 알아주고 근대5종을 접했으면 좋겠다"며 홍보도 잊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