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릿 "반도체 소재 국산화…2차전지·리사이클링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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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릿 IPO 간담회"반도체 소재업으로 쌓은 기술력을 2차전지 분야로 확대하겠습니다."
반도체 소재 연구·개발
"향후 2차전지 소재·리사이클링으로 진출"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 31.5%...다소 부담스러워"
문재웅 퓨릿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상장 후 포부를 밝혔다. 2010년 설립된 퓨릿은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세정액 원재료 등 화학제품을 만드는 반도체 소재 기업이다.퓨릿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 신너(thinner)의 원재료로 쓰이는 프로필렌 글리콜 메틸 에테르 아세테이트(PGMEA), 프로필렌 글리콜 모노메틸 에테르(PGME), 에틸 3-에톡시프로피오네이트(EEP), 에틸락테이트(EL) 4가지 제품이다. 신너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노광 공정에서 감광액(PR) 코팅 전 코팅을 돕기 위해 투입된다. 또 두껍게 코팅된 감광액을 평평하게 제거하기 위해 한 번 더 투입된다.
문 대표는 "퓨릿은 반도체에 사용되는 고순도의 EL을 합성·양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업체"라며 "반도체 외에도 합성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자동차 코팅재, 고급 페인트의 원료를 생산하며 레퍼런스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퓨릿은 공모 자금으로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현재 반도체 시황이 부진하지만, 대기업이 다시 투자에 나서는 등 업황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상승 사이클을 대비해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패턴이 점차 미세화하고, 집적회로 적층이 확대되고 있다"며 "반도체 기술이 발전할수록 전공정에 사용되는 소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문 대표는 리사이클링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소개했다. 그는 "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리사이클링 사업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며 "리사이클링은 비용 절감 효과도 있어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폐기물종합처리업 허가권이 신규로 발행되는 경우가 드물어 리사이클링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이라며 "퓨릿은 이미 폐기물종합처리업 허가권을 확보해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퓨릿은 2014년 폐기물 종합 재활용업 허가를 획득하면서 정제 및 재생 기술을 축적했다.
회사는 2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 전해액의 원료인 첨가제, 양극재 바인더 유기용매 등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국산화해 납품하겠단 입장이다. 문 대표는 "2차전지 산업에 무턱대고 진입하는 건 아니다"라며 "퓨릿이 기술력을 통해 첨가제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퓨릿은 내년 양산을 목표로 전해액 첨가제를 개발하고 있다.퓨릿이 양산 중인 소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동진쎄미켐, 듀폰 등에 공급된다. 퓨릿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374억원, 143억원이었다. 최근 3년간(2020~2022년) 퓨릿의 매출액은 연평균 4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연평균 68.8% 늘었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평을 내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퓨릿에 대해 "소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했고 신제품 개발과 신규 고객사 확보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신사업인 2차전지 소재와 리사이클링 사업을 확대한 부분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퓨릿은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공모주식수는 413만7000만주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528만2000주로 전체 주식수의 31.46%에 해당한다. 박 연구원은 다만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의 약 31%로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덧붙였다.이 회사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8800~1만700원이다. 공모가 상단 기준 최대 443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신규 시설투자에 사용된다. 퓨릿은 2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 달 5~6일 공모청약 후 18일 상장 예정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