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 종단들의 축제…'제5회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

김종생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공동의장이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 개최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교회, 정교회, 개신교회가 대화와 공존을 모색하는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가 다음달 1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과 온라인 전시관에서 열린다.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는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사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구촌 곳곳이 자연재해, 전쟁 소식으로 공동체 붕괴되면서 양극화 아픔을 함께 겪어가고 있다"며 "그리스도교인 함께 해서 더 좋은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는 한국의 천주교교회, 정교회, 개신교회 등 그리스도교 종단들이 함께 여는 문화예술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와 NCCK가 공동으로 창립한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가 그리스도교 전통의 대화와 협력, 공존과 상생을 모색하기 위해 2019년부터 매년 1회씩 개최해왔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공동의장은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주교)와 김종생 NCCK 총무가 맡고 있다.

5회째인 올해 주제는 '오! 사랑'이다. 김 총무는 "남의 탓만 하고, 거칠어져만 가는 세상에서 예술로 사랑을 어떻게 승화시켜나갈지 전시, 음악, 토크를 통해 모색하는 문화 활동이 될 거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4회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 개막식 행사.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제공
에큐메니칼(Ecumenical)은 '전 세계의 그리스도교'를 뜻한다. '인간이 거주하는 온 세상'을 뜻하는 헬라어 '오이쿠메네'를 어원으로 한다. 천주교회, 정교회, 개신교회 등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과 나아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 생명, 정의,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더불어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임민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총무(신부)는 "종교가 종교 울타리 안에서만 목소리 낸다면 올바른 이상향이 아니고, 무신론자들에게까지도 긍정적 진리와 삶의 지침을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문화예술이라는 언어가 종교를 초월해 소통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사 기간 동안 온오프라인 전시관에서 예술 작품 전시, 음악 스트리밍, 대담 등이 진행된다. 경인미술관 제1전시관에서는 자연과 생명, 평화 등을 주제로 강영민(팝아트), 김기돈(사진), 김봉준·김운성·김서경(조각) 등 14명의 작가가 참여한 현장 전시가 열린다. 제2전시관에는 기후위기에 대한 전시가 이뤄진다.

임의진 공동운영위원장(목사)은 "신학에는 '익명의 그리스도교인'이라는 말이 있다"며 "작가 선정 관련해서는 그리스도교이라고 고백한 분들만 선정한 게 아니라 인류 공동의 선(善)을 추진할 수 있는 분들까지도 열린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온라인 전시관에서는 함세웅 신부 등 이 시대 삶으로 사랑을 살고 실천해온 이 시대 어른들의 영상메시지를 담은 '연대의 홀씨', 황푸하 목사 등 마음의 위로와 힘을 주는 음악 스트리밍 제공 코너 '음악&톡(Talk) 2023' 등이 진행된다. 우크라이나 캐롤 등 이색 음악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또 혐오 없는 세상을 위해 'Talk2023' 코너에는 '다문화 다종교사회, 더불어 살아가기'를 주제로 국내 거주 여러 종교인 청년들의 대담 영상이 게재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