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株 이번에도 반짝랠리?…"美·日서 강한 중소형주 고를 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관광객(유커) 귀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화장품 관련주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동일한 '유커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으로는 비(非)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화장품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브이티는 전 거래일보다 2.54% 오른 1만9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마녀공장 역시 7.14% 뛰었고, 애경산업, 클리오 등도 각각 1.86%, 4.95% 상승했다. 대형주로 꼽히는 LG생활건강(2.83%), 아모레퍼시픽(2.55%)도 강세였다.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국내를 찾는 유커가 늘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중국 이외의 시장을 공략한 중소형 화장품주들의 선전이 눈에 띈다. 9월 들어 이날까지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중소형 화장품주만 나홀로 상승세다. 이 기간 LG생활건강, 아모레피시픽 주가는 각각 6.29%, 6.30% 떨어졌다. 대형 화장품주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했지만 경기침체 영향으로 예년만큼의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업체는 반짝랠리 이후 상반기 부진한 실적에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중소형 업체 대부분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실적을 냈다. 최근 에이블씨엔씨에 이어 브이티와 클리오가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9월 들어서만 주가가 40.62% 오른 브이티의 경우 올해 1월 일본에서 출시한 신제품 '리들샷'이 인기를 끌면서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사들의 실적 강세는 대부분 국내와 일본, 북미에서 나오는 성과들"이라며 "대형주의 투자 포인트 역시 중국 시장 회복보다는 구조조정, 브랜드 리뉴얼 성과 등에 있다"고 강조했다.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저가 화장품 수요도 늘고 있다. 중소형 브랜드는 자체 생산 시설이나 유통 채널이 없기 때문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자개발방식) 기업의 반사이익도 감지된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인디 브랜드에 대한 수요 증가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국내 중소형 브랜드의 입지 확대는 OEM·ODM사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