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30년 만에 공백사태…전원합의체 선고 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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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대행 체제 최소 한달 이상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 지연으로 대법원이 30년 만에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총사퇴로 인한 공석 사태 장기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당분간 12인 체제로 가동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운영도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관 후임 인선도 지연 우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대법원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전임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4일 임기를 마쳤지만 국회에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대법원장 자리가 비었기 때문이다. 임명일자순으로 선임인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맡는 내부 규정에 따라 안철상 대법관이 이날부터 대행을 맡았다. 대법원장 권한대행 체제는 1993년 김덕주 대법원장이 부동산 투기 문제로 사퇴해 최재호 대법관이 2주간 대행을 맡은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국회는 19일부터 이틀간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고 이날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과 민주당 원내지도부 총사퇴로 본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는 민주당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26일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다음 본회의가 11월 9일로 예정돼 권한대행 체제가 적어도 한 달 이상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명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지더라도 민주당의 반발로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대법원장 공석이 장기화할 경우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고 대법관 12명(법원행정처장 제외)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안 대법관이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대법관 12명이 4명씩 나눠 상고심을 심리하는 소부 선고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내년 1월 퇴임하는 안 대법관과 민유숙 대법관 후임 인선 작업도 중단될 수 있다. 후임 대법관 제청은 추천위원회 구성과 후보자 국민 천거 공고로 시작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안 대법관과 민 대법관의 퇴임 시기를 고려해 늦어도 다음달 초에는 인선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대법관 후보자 제청권을 가진 대법원장 자리가 비어 있어 시작조차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