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시장과 소나무 숲이 예술 전시장으로...당신이 몰랐던 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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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회사 파마리서치가 만든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대관령 숲·동부시장서 작품 전시
5개 코스 밟으며 강릉 자연·역사 즐겨
"칸 영화제 같은 브랜드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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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얘기다. 한국의 대표 휴양지인 만큼 다들 강릉을 '여름 도시'라고 생각하지만, 오색 단풍이 만들어내는 '가을 강릉'의 매력도 그에 못지 않다. 가을에 강릉을 찾아야 할 이유가 작년부터 하나 더 늘었다.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GIAF)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페스티벌은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강릉 일대는 국내외 작가 13명이 만든 예술작품으로 물든다.
◆전시장이 된 대관령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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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금메달'(황금사자상)을 받은 세계적 행위예술가 티노 세갈의 작품이다. 그는 관람객이 실시간으로 경험하는 과정과 행위를 중요하게 여긴다. 향긋한 솔내음 속에서 누군가 노래를 불러주는 경험은 독특하다. 작가의 원칙에 따라 사진과 동영상 촬영은 금지다. 반드시 대관령에 가야만 눈에 담을 수 있는 셈이다.46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강릉 동부시장은 미술 전시장이 됐다. 낡은 미용실과 참기름 집 사이, 옛 매운탕 집으로 쓰였던 233호 '레인보우'에 들어서면 생경한 모습이 펼쳐진다. '해물탕 大 1만5000원' 메뉴판 밑에 이우성 작가의 걸개 그림이 걸려있다. 일상의 한 조각을 그림으로 옮기는 그는 이번엔 강릉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의 뒷모습, 바다 근처서 술잔을 기울이는 친구들의 모습을 그려 전시했다. 그는 "오랜 세월을 품고 있는 동부시장이란 장소와 강릉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만남이 재밌어 보였다"고 했다.
◆"강릉을 프랑스 칸처럼 만들 것"
이쯤되면 궁금해진다. 강릉 일대를 미술로 물들인 GIAF는 누가, 왜 만든 걸까. GIAF 현장에서 여기에 답해줄 만한 사람을 찾았다. 박필현 파마리서치문화재단 이사장이다. 박 이사장은 강릉에 본사를 두고 있는 바이오 회사 파마리서치의 창업주 정상수 회장의 부인이자, 동양화가다. GIAF는 파마리서치문화재단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기획하고, 비용도 대는 축제다.박 이사장은 GIAF를 '프랑스 칸 영화제'처럼 강릉을 세계에 알리는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칸이라는 작은 도시가 영화제 하나로 세계적 관광지가 된 것처럼 GIAF를 강릉을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파마리서치가 보유한 20만㎡(6만 평) 부지를 활용해 앞으로 GIAF를 미술과 음악, 미식을 아우르는 '종합 페스티벌'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 이사장은 "예술가뿐 아니라 강릉 지역 셰프와 청년 사업가 등이 자유롭게 참여해 관광객 등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강릉=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