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대표팀 데뷔전서 'KKKKK'…문동주 "더 집중해서 던졌다"

처음이자 마지막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서울 고척스카이돔 전광판 기준으로 최고 시속 154㎞의 강속구를 던진 문동주(19·한화 이글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넘치는 힘으로 야구 대표팀 타자를 압도했다. 성인 대표팀 데뷔전에서 3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아내 무실점 역투를 펼친 문동주는 경기 후 "대표팀 타자를 상대로 던지니까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문동주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과 국군체육부대(상무)의 연습 경기에 상무 쪽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대표팀은 단 한 차례뿐인 연습경기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상무의 양해를 구하고 몇몇 선수를 상무 소속으로 내보냈다. 상무 선발 투수로 등판한 문동주는 덕분에 야구 대표팀 최정예 타자들과 상대할 기회를 얻었다.
1회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최지훈(SSG 랜더스), 노시환(한화)까지 3명의 타자를 줄줄이 삼진으로 잡아낸 문동주는 2회와 3회에도 삼진을 하나씩 곁들여 대표팀 타선을 봉쇄했다.

문동주는 "3이닝을 던지는 걸 알고 있었기에 점수 안 준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잘 끝내고 내려오자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한화가 애지중지 육성하는 '미래의 에이스'인 문동주는 올해 프로 2년 차다.

한화는 선수 보호를 위해 올 시즌 문동주의 투구 이닝을 120이닝으로 제한했고, 118⅔이닝을 기록 중이던 지난 5일 1군에서 말소했다. 이후 문동주는 한화 서산 2군 구장에서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대표팀 합류를 준비해왔다.

문동주는 "잘 쉬고 못 던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구단에서 잘 관리해주신 덕분에 더 집중했다"면서 "오랜만의 등판인데도 컨디션이 좋았다.

생각한 대로 잘 됐고, 특히 변화구 느낌이 좋았다.

아시안게임 공인구 처음 던졌는데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날 문동주는 평소 상대할 기회가 거의 없는 팀 선배이자 KBO리그 홈런 1위 노시환을 변화구로 삼진 처리했다.
문동주는 "운이 좋았다.

시환이 형한테 (안타) 맞았으면 올해는 계속 놀림당했을 것"이라며 "시환이 형한테는 더 집중해서 던졌다"며 웃었다.

대표팀 3번째 투수로 나온 장현석(마산용마고·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입단)의 역투에는 박수를 보냈다.

장현석은 문동주와 마찬가지로 전광판에 최고 시속 154㎞를 찍고 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지웠다.

대표팀 숙소 옆방 이웃인 막내 장현석을 잘 챙겨왔던 문동주는 "깜짝 놀랐다.

던지는 거 처음 봤는데 좋았다.

변화구도 좋았고, 모든 부분이 다 좋았다"고 극찬했다.

이날 호투로 문동주는 대만전 선발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올랐다.

대표팀은 다음 달 2일 대만과 1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하면 슈퍼 라운드에서 결승 진출이 한결 쉬워진다.

문동주는 "누가 선발로 나갈지 몰라도 일단 모든 경기에 준비 잘하겠다. 단기전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니 모든 경우의 수 생각하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