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아닌데…" 10억대 청약 아파트 줄줄이 마감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보문센트럴아이파크' 1순위 결과
고분양가 논란에도 세 자릿수 경쟁률

"분양가 상승 우려에 청약 열기 계속될 것"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 6개월 연속 상승
관악구 봉천동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 모델하우스 내부. 사진=현대건설
서울 청약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분양단지들이 연일 1순위에서 모든 주택형 마감 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50가구 내외라는 점을 감안해도 양호한 성적표다. 원재자값, 인건비 등 공사비 인상으로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것이란 인식이 커지면서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성북구 보문동1가 '보문센트럴아이파크'는 전날 42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3279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78.07대 1을 기록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전용 81㎡에서 나왔다. 2가구 모집에 966명이 청약해 4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76㎡도 57.83대 1(40가구 모집에 2313명)로 두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관악구 봉천동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도 같은 날 5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 모집에 3341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은 65.51대 1로, 1순위 청약에서 마감했다. 이 단지에서도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왔다. 전용 59㎡A에서 최고 216대 1(1가구 모집 216명)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전용면적별로는 △59㎡B 84.23대 1(22가구 모집에 1853명) △58㎡A 52.5대 1(2가구 모집에 105명) △59㎡C 48.58대 1(19가구 모집에 923명) △58㎡B 34.86대 1(7가구 모집에 244명) 등 순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가 높다"는 평가에도 양호한 청약 성적을 거둔 이유는 '서울'이라는 입지 덕분이다. 여기에 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예비청약자들을 움직였다.
사진=뉴스1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지난달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1㎡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당 501만원, 3.3㎡당 1653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69%, 작년 동월 대비로는 12.47% 올랐다.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다.특히 서울이 크게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서울은 16.46%, 수도권은 10.73% 올랐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 가운데 고분양가에도 완판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청약 열기도 계속되고 있다"며 "두 단지 모두 완판(완전 판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서 분양가는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커진 상태"라며 "'지금이 제일 싸다'는 인식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분양가 높은 만큼 두 단지 모두 당장의 시세 차익은 적은 편이다. 보문센트럴아이파크 분양가는 3.3㎡당 3499만원(발코니 확장금액 포함)에 형성됐다. 전용 76㎡ 기준 9억5400만원~11억1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의 경우 단 두 가구만 나왔으며, 9억9400만원에 형성됐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근 보문동6가 '보문파크뷰자이'의 경우 전용 84㎡가 지난 1일 10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며, 보문동3가 '현대아이파크' 전용 84㎡는 지난달 9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은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싼 편이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3435만원에 책정됐다. 전용 58㎡ 8억7920만~9억80만원, 전용 59㎡ 8억7200만~9억610만원 등이다. 발코니 확장비와 각종 옵션 비용을 고려하면 최소 9억원 중반대에 이른다. 인근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용 59㎡는 지난 8일 7억1500만원에, '벽산 블루밍' 전용 59㎡는 지난 16일 6억9000만원에 팔렸다. 입주 시기가 20년 이상 차이 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양가가 인근 단지보다 2억 이상 비싼 편이다.

두 단지 모두 공급 물량이 적어 경쟁률이 실제보다 높게 나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지민 대표는 "두 단지 모두 정비사업 단지로 공급되기에 일반공급 물량이 적은 편"이라며 "실제 청약자 수에 비해 경쟁률이 높게 나오는 착시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문센트럴아이파크 당첨자는 발표는 내달 10일, 정당계약은 내달 23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다. 입주예정일은 2026년 9월이다. 전매제한은 1년이다.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의 당첨자 발표는 내달 10일이다. 계약은 내달 21~23일 진행되며 입주는 2025년 2월 예정이다. 전매제한 역시 1년이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