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제 피부과 갑니다"…관리하는 40대 강동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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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 천박사 역 배우 강동원인터뷰 내내 호박 달인 물을 마시던 강동원이었다. "부기를 빼기 위해 마셔야 한다"고 했다. 그에게 "뺄 부기가 있냐"고 물었다. 강동원은 웃으며 "(매니저가) 갖다주니 먹어야 한다"고 답했다.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스크린에 데뷔할 때부터 충격적인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고, 비가 오는 날 우산에 들어오는 그의 첫 등장신은 여전히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주인공 등장 장면으로 꼽히며 개봉을 앞둔 영화 '30일'에서도 오마주 됐다. MBC '위풍당당 그녀'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20년, 하지만 강동원은 변함없는 비주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있다. 27일 개봉을 앞둔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 역시 잘생긴 강동원이 다한 작품이었다.강동원은 "참신한 소재였고, 새로운 소재였다"며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샤머니즘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 일로는 관심이 있다"며 "영화 소재로 한국적인 무속신앙을 담아내면 해외 관객들이 봐도 신선하게 느낄 거 같고, 저 역시 오컬트 물에 관심이 많고, 좋아한다"고 취향을 반영한 작품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또 "캐릭터 자체가 '전우치'와 '검사외전'의 중간쯤"이라며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기 위해 다르게 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 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동원은 타이틀롤 천박사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강동원이 뛰고, 뒹굴고 날아다니며 악귀 범천(허준호 분)을 처단하는 게 러닝타임 내내 그려진다.강동원은 "관객분들에게 좋아하는 액션은 제가 많이 맞아야 할 거 같더라"라며 "당하고 맞는 게 많아서 그걸 익살스럽게 표현하려고 했고, 동시에 칠성검으로 악귀를 처단하는 카타르시스를 주는 게 좋을 거 같아 많이 회의했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강동원은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오랜 기간 몸담았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1인 기획사를 설립했고, 19년 만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등장해 유재석, 조세호와 마주한 강동원은 솔직한 입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강동원은 "그런 곳에 나가면 너무 좋은 면만 보이고, 제가 마냥 좋은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 포장되는 거 같아서 싫었다"며 "이제 나이도 있어서 '얼마나 반응이 있겠나' 해서 나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데뷔 이후 20년째 '잘생긴 배우'의 대표 주자인 그에게 "'천박사 퇴마 연구소'도 강동원의 미모에 의지하는 느낌"이라는 감상평을 전하자 "잘 나오면 기분이 좋다"며 솔직한 반응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 이제는 좀 세월이 묻어나는 느낌이 나서 그게 좋았다"며 "앞으로 40대 역할을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나치게' 잘생긴 외모를 갖고 태어났기에 피부과도, 관리도 하지 않는다는 소문에는 "이제는 피부과도 관리도 좀 한다"며 웃었다.
강동원은 "어려 보이는 게 불만족스러웠던 건 아닌데, 성인 아저씨 같은 느낌은 덜 들었던 거 같다"며 "실제 나이보다 조금 어려 보이는 게 없는 거 같아 지금의 제가 좋다. 성숙해 보이는 거 같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외모뿐 아니라 연기에 대해서도 "지금은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현장 경험이 쌓이고, 출연작이 쌓이면서 "내향적인 성격 때문에 예전엔 촬영장에 사람이 있으면 아무리 스태프라도 긴장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는 것.
강동원에게 "더 늦게 전에 멜로를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제안하자 "좋은 멜로를 만나는 게 쉽지 않은 거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강동원은 "영화 '첨밀밀'을 정말 좋아하고, 멜로 장르도, 멜로 영화도 좋아하는데, 모두가 아는 감정, 현실과 맞닿아 있는 장르라 쉽지 않은 거 같다"며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언제든 하고 싶다"고 열린 마음을 내비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