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장위자이 나온다는데…분양권 거래 다시 활기 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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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거래량, 5월 40건→8월 18건 '뚝'정부의 전매제한 규제 완화 이후 억대 프리미엄(웃돈)까지 붙으며 활기를 띠던 서울 분양권 거래 시장이 최근 들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과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 등 ‘대어’들이 연내 시장에 풀릴 예정이라 분양권 거래가 다시 늘어날지 주목된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 규제가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이 시장 활성화의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입주 시작하자 매물 줄어 거래도 뜸해져
프리미엄만 6억인 둔촌주공 12월 거래 가능
실거주 의무·세부담으로 시장 활성화 의문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한해를 통틀어 단 17건 뿐이던 서울 분양권 거래량이 지난 4월에만 39건으로 확 뛰었다. 정부가 주택법 시행령을 고쳐 4월 초부터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10년에서 최대 3년으로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분양받았더라도 규제지역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선 3년, 그외 서울 지역에선 1년 이후에 팔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자잿값과 금융비용 인상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 여파로 “지금 분양가가 제일 싸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시점과 맞물리며 분양권 투자 열기는 5월에도 이어졌다. 지난 5월 서울 분양권 거래량은 40건으로 2019년 10월(41건)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6월에 21건으로 반토막난 이후 7월 30건, 8월 18건(9월 27일 집계 기준) 등 최근 들어선 다소 주춤하고 있다.
주요 지역의 인기 아파트들이 입주를 시작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분양권 거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동대문구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65건)이었다. 중구 ‘힐스테이트 세운센트럴’(28건),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18건) 등이 뒤를 이었다. 거래가 많았던 동대문구의 두 아파트들이 지난 6~7월 입주를 시작하면서 매물이 줄자 전체 거래도 뜸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작년 말 분양한 서울 주요 단지들의 전매제한 종료 기간이 조금씩 다가오면서 연내 분양권 시장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부터 강동구 ‘더샵 파크솔레이유’와 중랑구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진다. 오는 12월엔 장위자이 레디언트와 올림픽파크 포레온 등 대단지 물량도 풀린다.국내 최대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경우 입주권 시장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올 들어 69건의 입주권이 거래됐다. 지난 7월엔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19억655만원에 손바뀜했다. 분양가가 12억~1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이 최소 6억원 붙은 셈이다. 9억~10억원대에 공급됐던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 84㎡ 입주권도 지난달 11억133만원에 팔리며 억대 프리미엄을 선보였다.
하지만 전매제한 기간 단축과 ‘세트’로 평가받는 실거주 의무 규제 해제가 아직 감감 무소식인 상황이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인데 여아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분양권은 주로 투자 수요가 많은 만큼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지 않으면,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될 수밖에 없어 실제 거래량은 극히 적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분양권을 1년 내에 팔면 최대 77%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등의 높은 세부담도 거래 활성화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