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조민의 상반된 추석 맞이…'눈물만' vs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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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 선수였던 정유라와 의사 면허 반납한 조민국정농단 사태로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가 사뭇 다른 모습의 추석을 맞이했다. 두 사람은 유력자의 딸로 태어나 부모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유죄를 받는 등 비슷한 절차를 거치면서 자주 비교됐는데, 추석 명절을 맞는 모습은 크게 대조됐다.
생활고 겪으며 세 아이 키우는 정유라 vs
열띤 지지자 후원 속 '인플루언서' 된 조민
정유라 씨는 추석을 맞아 "올 추석에도 갈 곳이 없고, 함께 할 사람이 없다"고 푸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머님과 함께 보내고 싶었는데, 엄마 꿈을 꾸고 보고 싶어 하다가 오늘도 눈물로 하루를 보낸다"고 썼다. 정 씨는 최 씨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종종 생활고를 호소한 바 있는데, 여전히 생활고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지난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중앙일보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자 "저희 어머니는 끝까지 박 대통령께 의리를 지켜왔고, 제게도 재산을 뺏겨 굶어 죽어도, 감옥에서 늙어 죽어도 끝까지 신의는 저버릴 수 없는 것이라고 하셨다"고 썼다.
정 씨는 지난달 31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좌번호를 공개하며 "어머니 병원비로 집을 매각하고 어머니 사면 하나 보고 7년을 악으로 깡으로 대출로 버텼는데 저도 마지막 남은 집까지 넘어가서 속상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당시 "기운 빠져서 밀항이라도 하고 싶고 매번 월세 독촉에 엄마 보고 싶어 눈물 나지만, 어머니는 옥에서 꺼내야 하니까 또 힘내서 살아야겠다"며 "많은 분이 계좌 물어봐 주셔서 적고 간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서 늘 감사드린다"고 했다. 승마 선수였던 정 씨는 최 씨가 각종 비리 혐의에 연루된 이후, 이화여대 입학과 청담고 졸업이 취소돼 '중졸' 학력이 됐고, 이혼 후 혼자 자녀 세 명을 양육하고 있다. 최 씨는 징역 18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정 씨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모친 사면을 공개적으로 건의하기도 했다. 반면,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연휴를 맞은 모습이다. '자녀 입시 비리'로 징역형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던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가석방으로 풀려났고, 자신은 아버지와 나란히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아버지인 조 전 장관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정 전 교수는 지난 27일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는 지지자 30여명의 환호를 받으며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왔다. 대법원에서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고 입시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던 조 씨는 지난 20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통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았다. 총선 출마설이 도는 조 전 장관은 지난 22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총선 출마' 의향을 묻는 사회자 질문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그는 "제 개인과 가족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서 극우를 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고위공직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어머니가 가석방되고 아버지는 '명예 회복'을 위한 총선 출마 채비를 하는 가운데, 조 씨 자신은 유튜버이자 작가로서 새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조 씨는 고려대학교와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취소당하고, 의사 면허까지 반납한 뒤에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지지자들의 응원을 한 몸에 받는 상황이다.
조 씨는 지난 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약 2시간가량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970만원의 후원금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당시 잔잔한 음악과 함께 말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스터디 위드 미' 콘텐츠를 진행했다. 지난 24일엔 자신이 출간한 에세이집이 조 전 장관의 신간 '디케의 눈물'을 제치고 온라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며 "아버지, 죄송합니다"라며 들뜬 모습도 보였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에 주로 여행과 먹방 영상 등을 올리는데, 지난 27일에도 샌프란시스코 여행 영상을 게재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