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는 '며느리·사위 도리'가 명절이혼으로… 황혼이혼은 물론 신혼부부도 예외 없어

추석, 설이 지난 뒤 이혼한다는 의미인 '명절 이혼' 이제 '새 학기'나 '여름 휴가'처럼 시기별 이벤트를 나타내는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명절 갈등으로 인한 이혼소송이 증가하는 원인은 시가족, 처가족으로 인한 원치 않은 대인관계 및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며, 여기에 배우자가 중재를 해주지 못하면 부부간의 다툼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가부장적 가풍을 지닌 가정에서 며느리가 해야 하는 기본적인 도리를 높은 수준으로 요구한다면, 이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며느리로서는 당연히 부당하다 느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위 입장에서도 명절 때 찾아뵙는 처부모에게 불합리한 요구를 들을 때도 동일한 갈등을 겪을 수 있다.

다만 명절 3-4일 간 고부갈등, 장서갈등이 있었다 하여 무조건 이혼 사유가 될 수는 없다. 추석 때 발생한 분쟁으로 인해 혼인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경우에만 재판 상 이혼이 가능하다. 이하 서울가정법원·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윤지상 이혼전문변호사를 필두로 구성된 법무법인 존재 이혼전담팀이 최근 법원에 접수되는 명절이혼 사건 경향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혼전담센터는 "이혼소송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혼인 기간을 막론하고 상대방에게 민법 상 분명한 이혼 사유가 있어야 한다. 이를 단순히 본인의 사연을 진술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명절 이혼소송을 준비한다면 연휴 기간 당시에 당했던 시부모/처부모나 배우자의 부당한 대우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정법원에서 인정 가능한 유책을 입증할 근거를 가져와야 하는 것이다.

이어 "명절 갈등으로 인한 이혼은 혼인기간이 오래 된 부부의 황혼이혼 뿐만 아니라 불합리함을 참지 않는 젊은 세대 신혼부부 사이에서도 많이 일어난다"라고 설명한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 명절 직후 이혼을 청구하는 케이스 중, 5년 미만 신혼부부 비율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윤 변호사의 경험담이자, 통계청의 발표자료이기도 하다.

또한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거나, 이혼 시 재산분할 및 자녀 양육권에 대한 내용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소송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사안이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상대방 혹은 시부모/처부모로부터 폭언, 모욕, 학대 등 부당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법률 전문가와 상의해보아야 하며, 협의이혼을 할 때 역시도 단순한 분노에 의해 조건을 따지지 않고 이혼부터 하는 것이 아닌, 그 이후의 생활을 고려하여 재산분할 및 자녀 양육에 대한 세부 내용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 이혼전담팀의 당부이다. 부부 중 일방이 벌어온 재산이라 하더라도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는 부부의 공동소유로 먼저 추정하며, 혼인기간이 짧거나 한 쪽이 전업주부였다면 불리하게 비율이 나뉠 수 있으며, 고부갈등/장서갈등으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면 위자료 역시도 주장할 수 있다. 위자료는 배우자 뿐만 아니라 시부모/처부모에게도 청구할 수 있으나, 상황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다.



부부간의 문제가 법원까지 왔다는 것은 쌍방이 위로와 대화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극한 갈등 상황'임을 뜻한다. 부부 둘만이 아닌, 양가 부모님들과 자녀 입장에서도 괴로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혼 사유 및 법적 대응 방향을 살펴보고 최대한 상처가 남지 않는 방향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만약 법에서 정한 절차를 밟는 것이 해결책이 되는 사안이라면, "나와 우리 부모님에게는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이혼 시 재산분할 및 상대방의 유책 증명, 나의 약점 보완을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혼전문변호사 및 가정법원 사건 경향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박준식기자 parkjs@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