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장욱진 회고전…RM 소장품도 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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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이라는 창으로 들여다 본
국립현대미술관 장욱진 대규모 회고전
수년 전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이 전시 방명록에 남긴 이 한마디는 아미(BTS 팬덤)들 사이에서 ‘장욱진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에 “RM의 발자취를 좇아 양주에 있는 장욱진미술관까지 다녀왔다”는 10~20대 팬들의 인증샷이 무수히 많이 올라와 있는 게 이를 방증한다.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장욱진 화백의 대규모 회고전 ‘가장 진지한 고백’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지는 중이다.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의 위상, 전시의 뛰어난 완성도와 더불어 ‘RM의 소장품이 6점 나와 있다’는 사실이 흥행에 기름을 붓고 있다.아르떼 웹사이트에만 공개되는 이번 추석연휴 특집 기사에서는 RM과 장욱진에 얽힌 일화를 중심으로 장욱진의 삶과 작품세계를 간략히 소개한다. 큐레이터 인터뷰 등을 포함해 장욱진 화백의 삶과 작품세계, 이번 전시의 성과에 집중한 심층 분석 기사들은 10월 6일 아르떼 웹사이트와 포털 및 7일자 한국경제신문 wave섹션에 별도로 게재될 예정이다. 기사 이미지는 모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제공받았다.
RM이 본받고 싶어한 ‘심플한 삶’, 어땠나
예술가 중에서는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솔직한 사람이 많다. 좋게 말하면 영혼이 자유롭고, 나쁘게 말하면 제멋대로인 이들의 비율이 일반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는 얘기다. 유명한 화가들 중 연애 및 결혼 관계가 복잡한 사람이 유독 많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애인을 수없이 많이 갈아치운 것으로 유명한 파블로 피카소가 단적인 예다.장욱진은 달랐다. 그는 평생토록 아내와 가족에 충실하며 ‘심플한 삶’을 살았다. 그의 관심사는 단 하나, 그림이었다. 학생 시절 어머니가 “밥 먹는 것보다 그림그리기를 더 좋아하는 아이”라고 했을 정도다. 평생 그림에만 집중하며 한눈 팔지 않았기에 그의 삶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RM이 한 말에 학예사도 '깜짝'
그래서, RM 소장품이 어떤 건데?
이번 전시에는 RM의 소장품 6점이 함께 나와 있다.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절대 비밀”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RM이 자신의 소장작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을 염려해 어떤 작품인지 함구해줄 것을 미술관에 부탁했다는 설명이다.이 같은 방침은 관람에 뜻밖의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SNS 등지에서는 “RM 소장품이 뭔지 추측하면서 관람했더니 전시가 더 재미있었다”는 후기가 여럿 올라와 있다.아미들을 위한 결정적 힌트 하나를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 나온 소장품 6점 중 절반 이상이 RM이 공개한 브이로그에 등장한 적 있는 작품들이다. ‘찐팬’이라면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기자도 몇 점 발견했지만 RM과 미술관의 뜻을 감안해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모두 ‘안목이 뛰어나다’고 느낄 만한 작품들이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