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실종됐어요"…자영업자들 '곡소리' 나는 까닭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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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 부담에 배달앱 수요 감소외식 물가가 크게 오른 탓에 손님들 발길이 줄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온다. 그간 외식업 시장을 지탱했던 배달 앱 사용자 수도 명절을 앞두고 크게 줄어드는 분위기다. 이에 명절 특수를 노리기는커녕 연휴를 아예 쉬는 자영업자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손님 발길 끊겨 명절 쉬는 가게 속출
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런 명절 대목이 없었다"는 하소연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자영업자 A씨는 "손님들이 실종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B씨는 "잘 버텼는데 이번 달 매출이 최저치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실질(2020년 기준 소비자물가 지수 이용) 식사비는 34만855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전반적인 실질 소비 지출은 0.5% 감소했는데, 식사비는 평균적인 소비보다 2배 더 많이 줄어든 셈이다.최근 자영업자들 불황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있다. 김밥, 햄버거 등 서민 음식부터 삼계탕, 초밥에 이르기까지 모든 외식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손님들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8월 전국 외식 소비자물가 지수(2020년 기준)는 118로 2020년 11월부터 33개월째 고공행진 중이다. 특히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1~5위에는 김밥, 햄버거, 라면 등 서민 음식이 대거 포함됐다.
배달 앱 사용자 지표에서도 소비자 물가 부담은 확인된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3주차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주간 활성 사용자 수(WAU, 안드로이드+iOS 사용자 합산·중복포함)는 각각 1286만명과 308만명을 기록했다. 배달의민족은 이번 하반기 들어 가장 낮은 WAU를 기록했고, 요기요 WAU는 2020년 5월 안드로이드 및 iOS 합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집계됐다.
그간 배달 앱 시장을 견인했던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사용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20·30세대 사용자 비중은 각각 50%를 웃돈다.이에 명절 특수를 노리는 대신 아예 가게를 쉬기로 결정한 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다. 카페 점주 C씨는 "사람도 없는데 전기를 쓸 수도 없고 그냥 시원하게 매장 문 닫고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식점을 운영한다는 D씨는 "연휴 끝나고 발길이 더 끊길까 봐 무서워서 고민이 많았지만, 추석 전부터 손님들이 없어 그냥 이번에는 연휴 내내 충전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