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구당 3.6억 돌려드려요"…여의도 시공사 수주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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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과천으로 확산
‘조합원당 3억6000만원 수익.’(현대건설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
‘건설사 제로 마진.’(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 여의도’)
서울 여의도 첫 재건축 단지인 한양아파트에서 ‘하이엔드’ 브랜드를 이용한 시공권 수주전이 막을 올렸다. 최대한 고급스럽게 지으면서 분담금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건설사들의 약속이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적용해 ‘분담금 0원·전 가구 한강 조망·고급화’ 등을 제시하면서 두 달간 조합원 설득에 나섰다. 노량진뉴타운과 과천의 '노른자땅'인 노량진1구역과 과천주공10단지도 내달 입찰이 마감될 예정이다. 각각 GS건설과 삼성물산,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시공사 선정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여의도·노량진·과천에서 고급화 경쟁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와 송파 가락프라자아파트의 시공사 선정 총회가 다음달 29일 열릴 예정이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용적률 600%(200m 이하) 초고층 설계가 예정된 한양아파트에선 포스코이앤씨가 3.3㎡당 공사비 798만원을 제안해 화제가 됐다. 포스코이앤씨가 “회사의 모든 이익을 내려놓고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강북에서도 3.3㎡당 800만원 대에서도 유찰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제안이라는 평가다. 맞통풍 구조로 전 가구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3면 개방 구조를 내세우면서, 전 가구 전용 엘리베이터와 유럽산 마감재도 기본 옵션으로 제시했다.현대건설은 일반분양 수익의 극대화로 동일평형 입주 때 분담금 0원을 제안했다. 여기에 분양수익 증가로 3억6000만원을 환급하겠다고 밝혔다. 한양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안에 주상복합으로 기획돼있어 오피스텔을 분양해야하는데, 복층형 설계(층고 5.5m)와 프라이빗 테라스로 분양가를 3.3㎡당 85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 총 1440억원의 오피스텔 분양수익을 추가로 내겠다는 계획이다. 공사비는 3.3㎡당 824만원을 제시했다. 초고층에 고급화까지 계획한 것을 고려했을 때 저렴하다는 평가다. 여의도 한양아파트와 하루 차이를 두고 입찰을 받은 공작아파트는 관심을 갖고있던 포스코이앤씨가 발을 빼면서 대우건설 단독 입찰로 한 차례 유찰됐지만, 대우건설도 하이엔드 브랜드인 ‘써밋’을 제안했다.
이같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쓸 수 있는 덴 여러 조건이 따라붙는다. 입지가 최우선 조건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한남3구역의 시공권을 따내면서 각각 ‘디에이치 클래스트’, ‘디에이치 한남’이라는 단지명을 붙였다. ‘디에이치 라인’ 전략의 축으로 신반포2차와 압구정도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다른 건설사들도 별도의 심의위원회를 꾸려 입지와 브랜드·사업·상품성·서비스·시공 품질·고객관리·분양 등 여러 측면에서 검토한다. 건설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적용 기준은 그때그때 조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비구역 지정 전부터 밑작업”
정비사업으로 주택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서울시가 인허가에 속도를 내면서 건설사들은 조합설립 전부터 사전작업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특히 7월부터 서울시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2~3년 가량 앞당겨지면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조합이 80곳으로 늘어났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 개포주공 5단지, 서초구 신반포 2·4·7·12·16·20차 등 당장이라도 시공사 선정이 가능한 단지들이 대기 중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용산·목동·송파·성수 일대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건설사들도 동향 파악에 신경을 쏟고 있다”며 “정비구역 지정 전부터 고급 브랜드와 특화 디자인, 빠른 사업 진행 등을 내세워 주민들을 설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시공사 선정에 변수는 ‘공사비’다. 한 조합 관계자는 “브랜드도 브랜드지만, 하이엔드가 적용되면 특화설계로 공사비가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반대로 건설사들도 자재값과 인건비가 오르자 저가 수주에 망설이고 있다. 노량진1구역 조합은 3.3㎡당 공사비로 730만원, 과천주공10단지는 740만원을 제시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