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번역' 엑스엘에이트, 100억 투자 유치 [긱스]

VC 투자노트

세이지리서치도 155억 조달
이번주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두 곳이 나란히 100억원대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AI 기계 번역 스타트업 엑스엘에이트(XL8)가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액은 150억원이다. KB인베스트먼트와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투자에 참여했다.2019년 설립된 이 회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다. 구어체에 특화된 번역 기술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에 들어가는 자막의 ‘초벌 번역’ 작업을 담당한다. 이를 아이유노 같은 대형 현지화 서비스 업체(LSP)에 공급한다. 번역 영상 콘텐츠 분량은 총 80만 시간을 넘어섰고, 번역한 단어는 22억 개, 지원 언어 수는 45개다.

창업자인 정영훈 대표(사진)는 대학생 때 닷컴 버블을 겪었다.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6년여간 회사를 다닌 뒤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구글에 들어가 검색팀 엔지니어로 일했다. 왜 구어체에 특화된 번역 도구는 없을지 고민하다가 구글을 박차고 나와 2019년 창업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소비자가 더 빠르고 쉽게 협업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로 제품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반 품질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세이지리서치는 15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 중국계 레전드캐피털, SV인베스트먼트, TKG벤처스, 원익투자파트너스가 참여했다. 2017년 문을 연 이 회사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제품 외관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파악하는 솔루션을 내놨다.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결함을 자동으로 검출해준다. 제조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바로 알려주는 기술도 보유했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했다.창업자인 박종우 대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응용수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그의 전문 분야는 로봇이다. MIT 재학 시절 동료인 리저샹 홍콩과기대 교수가 창업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동기 부여를 받았다. 리저샹은 세계적 드론 기업 DJI의 공동 창업자다. 박 대표는 “모든 산업군에서 공정 자동화를 꿈꾸는 글로벌 회사들의 계획을 함께 실현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