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여자농구 정선민 감독 "박진아 있었다면 만리장성도 넘어"

"남북 대결 부담감 컸지만 2쿼터 이후 선수들 집중력 살아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북 대결을 승리로 이끈 정선민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이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놓으며 "그래도 2쿼터부터 선수들 집중력이 살아나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선민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조별리그 북한과 경기에서 81-62로 이겼다.

2쿼터 초반 10점 차까지 끌려가다가 뒤집은 역전승이었다.

정선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추석 명절에 이런 경기를 하다 보니 부담감도 상당히 컸고,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며 "1쿼터 시작부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안 좋아서 끌려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2쿼터부터 선수들 집중력이 살아났다"고 자평했다. 북한과 경기를 앞두고 어떤 준비를 했느냐는 물음에 정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원래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몸싸움이나 부딪히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며 "선수들에게 매너 있게 잘 헤쳐 나가라고 얘기했고,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잘 컨트롤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날 경기에서 29점, 17리바운드로 맹활약한 키 205㎝인 북한 센터 박진아를 두고는 "(같은 팀에)있었으면 만리장성도 넘었을 텐데"라며 높이 평가했다.
박지수(KB)도 "한가위 명절에 남북 대결이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며 "1쿼터에 제 페이스를 못 찾았고, 경기 끝까지 그래서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김)단비 언니가 중심을 잡아줘서 이겨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남북 단일팀으로 뛰었던 박지수는 "5년 만에 다시 만났지만 따로 인사는 못 했다"며 "코트에서는 상대 팀이어서 농구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날 18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한 박지수는 2003년생 박진아에 대해 "그 선수를 오늘 처음 봤다"며 "생각보다 더 어려웠고, 좋은 선수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1998년생이고 키는 198㎝인 박지수는 "제가 나이도 더 많은데 노련하게 하지 못했다"며 "키가 큰 중국 선수들도 많이 상대해봐서 부담은 없었지만 제 플레이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자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