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상용화하려면 단계별 서비스에 맞춘 하드웨어 필요"

한국자동차연구원 좌담회…"일관된 정책 목표·지원 있어야"
자율주행 레벨3·4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현재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율주행 단계별 서비스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율주행 레벨3은 운전자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대응하는 단계를, 자율주행 레벨4는 완전 자율주행 수준을 각각 뜻한다.

현재 양산되는 차량에는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돼 있다.

30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모빌리티 인사이트 8월호'에 따르면 최근 자율주행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지연 배경과 업계 대응 방안'에 대한 좌담회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자율주행 레벨3과 관련해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성과가 있지만, 도심 주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봤다.

고속도로와 달리 도심의 경우 자동차 외 복잡한 물체들이 많아 차량사물통신(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 객체 인식 센서 기술, 통신과 센서를 융합해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 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임기택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모빌리티플랫폼 연구센터장은 자율주행 레벨3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하드웨어에 꿰맞추는 현재 '보텀-톱'(bottom-top) 방식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 단계에서 도입돼야 하는 서비스를 우선 정하고, 이에 적합한 V2X 방식, 도로 인프라 등을 정하는 '톱-보텀'(top-bottom)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좌담회에서는 자율주행 레벨4의 상용화 기준을 '로보택시 무인 서비스'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손준우 자율주행 전문기업 소네트 의장은 "레벨4 자동차는 일반 소비자가 아닌 운수회사가 판매 대상"이라며 "운수회사의 기준에 맞는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제공이 레벨4 기술 상용화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손 의장은 로보택시 서비스 관점에서 봤을 때 자율주행 레벨4까지 기술적으로 충분히 준비돼 있으며, 상용화를 앞당기려면 일관되고 뚜렷한 정책 목표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율주행 상용화가 정책의 목표라면 어린이보호구역·노인보호구역에 대한 실증이 필수적인데, 현재 법규상 이 같은 실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