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37억달러 흑자…수출은 -4.4%로 12개월 연속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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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무역수지가 37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넉 달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은 12개월째 감소했지만 에너지 수입액 감소로 수입이 더 크게 줄어 무역 흑자가 이어진 것이다.

다만 정부는 수출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이며 ‘플러스 전환’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또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출 감소율을 기록했다.

○수출 감소율은 작년 10월 이후 최저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 같은 내용의 9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9월 무역수지는 37억달러 흑자로, 2021년 10월(18억달러) 이후 최근 2년 내 최대 흑자 폭이다.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9월 수출액은 546억6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4% 줄었다. 반도체의 가격이 하락하고 작년 동월 수출이 역대 9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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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12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2018년 12월∼2020년 1월(14개월간) 이후 가장 긴 기간 동안 수출이 줄고 있는 것이다.다만 수출 감소율(4.4%)은 두 달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4.4%는 수출이 감소세로 전환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이다. 한국 전체 수출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반도체의 9월 수출은 지난해 10월(92억달러) 이후 최고 실적인 99억달러로 나타났다.

9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보다 13.6% 감소해 올해 최저 수준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반도체 수출은 1분기 월평균 68억6000만달러, 2분기 75억5000만달러에 이어 3분기 86억달러로 점진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산업부는 메모리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D램·낸드 등 현물 가격이 반등하고 있는 데다 DDR5·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급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자동차(10%), 일반기계(10%), 선박(15%), 철강(7%), 디스플레이(4%), 가전(8%) 등 6개 품목의 수출도 작년보다 증가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9월 기준 역대 1위로,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전체 수출 흑자 행진을 이끌었다. 전체 자동차 수출의 22%를 차지하는 전기차 수출은 작년보다 46.5% 증가했다.

석유제품(-7%), 석유화학(-6%)의 수출은 감소했다. 다만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던 8월보다는 개선됐다. 유가 상승에 따라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단가가 상승했고 정유사의 정기 보수가 완료되면서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액은 올해 최고액인 49억달러였다.

○대미·EU 수출 역대 9월 중 1위


지역별로는 대중(對中) 수출이 올해 최고 실적인 110억달러로 집계됐다. 2개월 연속 100억달러 이상 수출액이다. 9월 대중국 무역수지는 1억달러 적자였지만, 지난해 10월(-12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양호했다. 다만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7.6%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도 24.9% 감소세를 보였다.미국(9%), 유럽연합(7%) 등에서 수출이 역대 9월 실적 중 1위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일반기계의 양호한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한 결과다. 대미·EU 수출은 2개월 연속 증가세였다. 특히 대미 수출액은 100억3900만달러로 대중 수출액(110억달러)을 바짝 추격했다. 대미 무역수지는 49억2000만달러 흑자였다.

올해 들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던 대아세안 수출은 일반기계, 석유화학, 철강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감소율이 -8%로 줄었다. 아세안 수출의 52%를 차지하는 베트남도 2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3%)를 보였다.

가스·석탄·원유 등 3대 에너지의 국제가격이 하락하면서 에너지 수입액은 작년보다 36.3% 감소한 113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리 수출이 세계적 고금리 기조, 중국의 경기둔화, 공급망 재편 등 녹록지 않은 대외여건 속에서도 개선 흐름을 이어 나가고 있다”며 “우리 수출이 ‘플러스 전환’의 변곡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