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박물관' MET "불법 소장한 해외 문화재 반환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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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홀레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장 겸 CEO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프랑스의 루브르 미술관, 영국 대영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박물관 규모부터 엄청나다. 뉴욕 중심의 센트럴파크에 자리잡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연면적은 대략 18만5000㎥, 축구장 25개정도 크기다.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박물관이 전시중인 소장품은 전체의 4%에 불과하다. 5000년 역사를 아우르는 소장품의 종류가 방대하다는 얘기다.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메트로폴리탄이지만 최근 몇 년간은 각국에서 끌어모은 방대한 소장품이 도리어 비판의 중심에 섰다. 보유중인 소장품 가운데 다수가 약탈이나 밀거래를 통해 수집된 것이라는 의혹때문이다. 지난 7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관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맥스 홀라인 관장(사진)은 취임 일성으로 "약탈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더 많은 작품을 반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물관 내 한국관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한국 관련 전시를 열고, 한국 문화와의 접점을 늘려가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28일 뉴욕서 첫 외신기자 간담회
"10년간 2조7000억원, 전시관 인프라에 투자"
한국관 25주년 전시 다음달 열려
"메트뮤지엄에 한국 문화 전시 접점 키울 것"
"약탈 문화재 반환 늘릴 것"
홀라인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장 겸 CEO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외신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장품의 출처를 투명하게 밝히기 위한 연구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 (불법 반출 문화재에 대한) 더 많은 배상과 반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홀라인은 2018년 박물관장으로 취임한 후 지난 7월부터는 CEO를 겸하고 있다. 최근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소장품이 밀거래나 약탈에 관련되어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 3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박물관 소장품 가운데 최소 1100점가량이 약탈이나 밀거래 혐의로 기소됐거나 처벌받은 사람의 소유였다고 보도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소장품 가운데 원래 만들어진 나라 밖으로 나온 경위가 자세히 기록된 작품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지난해에는 약탈된 이집트와 이탈리아 문화재를 전시했다는 혐의로 뉴욕 맨해튼 지방 검찰청이 메트로폴리탄 보유 문화재 27점을 압수하기도 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이에 대응해 지난 5월 소장품의 출처를 조사하기위한 위원회를 만들고 고강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홀라인 CEO는 "불법적으로 들여온 어떤 작품도 박물관 소장품 목록에 포함하고 싶지 않다"며 "그간의 수집 관행을 되돌아보면서 보유해서는 안되는 문화재로 판단되면 반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메트로폴리탄이 불법 문화재 반환을 강조하면서 박물관이 보유중인 한국 문화재 반환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메트로폴리탄은 신라시대 금귀걸이 1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측에서는 공식적으로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도굴 문화재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향후 10년간 2.7조 투자"
1870년 개관 후 꾸준히 증축하며 변화해온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답게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홀라인 관장은 "앞으로 10년동안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박물관 인프라를 투자하는데 사용할 것"이라며 "이 정도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박물관은 세계적으로 메트로폴리탄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앞으로 10년동안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전시공간을 재구성할 예정이다. 홀라인 관장은 "유럽 회화 갤러리를 새롭게 단장해 오는 11월 공개할 예정"이라며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관련 전시 구역은 전시 구성을 바꿔 2025년에 재개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국 관련 전시를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한국관이 문을 연 건 1998년이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은 한국관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7일부터 한국 관련 전시를 연다. '전통 :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의 한국 미술'이 주제다. 메트로폴리탄의 한국 관련 주요 소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홀라인 관장은 "고대 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의 예술과 문화와 관련한 광범위한 전시가 될 것"이라며 "지난달 한국 미술 큐레이터직도 신설한만큼 앞으로 한국 문화와의 접점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