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진땀 닦은 류중일 감독 "느린 공에 고전…내일 제 모습 보일 것"

홍콩전서 8회 10-0 콜드게임 승 "타자들 긴장한 듯…강백호도 타격감 나쁘지 않아"
3회말 심판 판정엔 갸우뚱 "트리플 플레이 같은데…내일은 주루 실수하면 안 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첫 경기, 홍콩전에서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야구 대표팀의 류중일 감독은 "상대 팀 투수들의 느린 공에 고전했다"라며 "빠른 공을 공략해야 하는 내일 대만전에선 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류 감독은 1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제1구장에서 B조 첫 경기 상대 홍콩을 8회말 10-0 콜드게임으로 물리친 뒤 "경기 초반에 타자들이 조금 긴장을 한 탓인지 타격 타이밍을 못 잡더라"라며 "홍콩은 경기 후반 (비교적)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내보냈고, 이에 타격 타이밍을 잡아가며 잘 공략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한국은 상대 팀 투수들의 시속 80~90㎞대 초저속 공을 공략하지 못해 7회까지 고작 3점을 뽑는 데 그쳤다.

콜드게임 승리가 예상됐던 경기라 아쉬움이 남았다. 한국은 8회말 공격에서 뒤늦게 타선이 폭발하며 7득점해 경기를 끝냈다.

류중일 감독은 "사실 오늘 경기 선발 투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3이닝만 쓰려고 했는데 (4회초까지) 1점 차 접전이 벌어져 4회까지 내보낸 것"이라며 "다만 4회말 (적시타를 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막힌 혈을 뚫어줘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날 병살타를 포함해 4타수 무안타 삼진 3개로 침묵한 4번 타자 강백호(kt wiz)에 관해선 "타격감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며 "내일 (대만전엔 공이) 빠른 투수가 나오니까 잘하리라 믿는다"라고 믿음을 보였다. 타순 변경에 관한 질문엔 "대만이 왼손 투수를 선발로 내세울 것 같은데, 크게 바꾸지 않을 것 같다"라며 "일단 코치들과 미팅할 것"이라고 전했다.
3회말 공격 때 나온 심판진의 판정에 관해선 고개를 갸우뚱했다.

류중일 감독은 "사실 트리플 플레이(삼중살) 같다"라며 "(1루 주자)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2루 주자 최지훈(SSG 랜더스)을 지나쳐 가서 아웃됐는데 심판이 못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자들은 안타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내일 경기에선 이런 주루 실수를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1-0으로 앞선 3회말 공격 무사 1, 2루 기회에서 강백호는 우측 타구를 날렸고, 홍콩 우익수가 몸을 날려 공을 잡았다.

안타라고 판단한 2루 주자 최지훈은 3루로 뛰다 돌아왔고, 1루 주자 노시환은 전속력으로 뛰다가 2루 주자 최지훈을 앞지르는 실수를 했다.

최지훈은 간발의 차이로 2루에서 포스 아웃, 노시환은 귀루를 못 해 포스 아웃된 듯했다.

그러나 심판은 최지훈의 발이 빨랐다는 한국 이종열 코치의 어필을 받아들여 삼중살 판정을 뒤집고 최지훈을 2루로, 노시환을 더그아웃으로 보냈다.

이때 1루심은 최지훈을 1루로 보내는 황당한 지시를 내렸다.

심판진은 노시환이 빨리 귀루했다고 착각한 것인데, 최지훈과 노시환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한국과 홍콩 양측은 심판에 번갈아 항의했고 경기 지체가 길어지자 2사 1루 상황에서 경기를 재개했다. 우여곡절 끝에 홍콩을 꺾은 한국은 2일 같은 장소에서 우승 경쟁팀 대만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