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로슈 "향후 2년간 곡물가 13~15%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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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옥수수 가격 3년만에 최저 수준에도 내년 반등 전망곡물 가격이 최근 미국의 공급증가와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공급재개로 하락했으나 베테랑 전략가인 데이비드 로슈는 향후 곡물 가격이 상승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온난화와 엘니뇨,강의 수위저하,러시아 변동성이 주요인
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대표이자 글로벌 전략가인 데이비드 로슈는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곡물 가격은 향후 2년간 13%~1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일차로 러시아의 주요 곡물 공급 중단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후 온난화에 따른 생산량 저하와 미국의 경우 주요 수송통로인 강의 수위저하 등으로 배송 위험 등 상상하지 못한 혼란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엘니뇨의 영향까지 더해 이미 농작물 산출이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들이 명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밀가격이 연초 대비 약 29% 하락하고 202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자들이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포지션은 최근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옥수수 가격도 3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대두 가격도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농무부가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생산량과 재고량을 발표하면서 가격 하락폭이 커졌다. 주요 곡물 생산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항구 공격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러시아가 차단시킨 흑해 수송의 대안 수송 항구를 찾고 있다는 발표도 곡물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전 날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흑해 수송의 대안으로 농산물 수출을 위해 새로운 통로를 개설해 5척의 선박이 우크라이나 항구로 추가로 이동하고 있다고 전 날 밝혔다.
세계 최대의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 역시 수출 봉쇄속에서도 대규모 농산물 수확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슈는 이 같은 상황에도 국제 곡물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추가 요인을 거론했다.
예를 들어, 미국 기상청에 따르면 미국 곡물 수출의 주요 통로인 미시시피 강 하류 구간 수위가 지난 주 사상 최저 수준에 근사한 수준으로 떨어져 곡물 수송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로슈는 이것이 기후 온난화와 러시아의 변동성에 이어 곡물 시장의 공급 측면을 혼란에 빠뜨릴 세 가지 요인이라고 말했다.
로슈는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로슈는 “곡물의 수요 측면은 세계 인구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는 항상 증가했으며 국가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며 여러 국가가 식량안보에 나서는 것도 주요한 수요 측면의 변수라고 언급했다.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는 지구 기온 상승과 일반적으로 약 4년간 지속되는 엘니뇨 기상 패턴으로 작물 수확량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024년, 심지어 2025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으로 전세계 곡물 공급이 제한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로슈는 이러한 기상학적, 지정학적 위험의 누적 효과로 밀의 재고 대 사용량 비율이 2025년 말까지 매년 약 5%씩 하락해 밀 가격이 연간 13~15%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