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 도미노 시작된 대마…ETF 성장세도 가팔라졌다 [글로벌 ETF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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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트렌드
각국 규제 완화에 대마 산업 성장 '파란불'
관련 ETF 수익률도 지난달 60% 이상 치솟아
대마 산업 관련법 의결 여부가 관건대마초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승세가 최근 가팔라지고 있다. 각국이 대마 관련 규제를 완화하려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해서다. 규제가 완화하면서 대마초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
올해 들어 대마초 관련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ETF로는 '어드바이저쉐어스 퓨어 미국 대마초 ETF(티커명 MSOS)'가 꼽힌다. MSOS의 올 초 부터 지난 30일(현지시간)까지 수익률은 15.02%를 기록했다. 지난 8월 31일부터 한 달간 수익률은 62.72%에 육박했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5억 8800만달러에 달한다. 주로 대마초와 관련된 제약사 및 유통업체에 투자하는 ETF다.다른 대마 ETF의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였다. 'ETFMG 대체 수확물 ETF(MJ)'도 지난 한 달 간 수익률이 27.05%를 기록했다. MJ는 세계 전역에서 대마를 재배, 수확, 유통하는 기업에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투자한다. 같은 기간 '어드바이저쉐어스 퓨어 대마초 ETF(YOLO)'도 수익률이 37.65%를 기록했다. YOLO는 대마 산업에 속한 중·소형주에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ETF다.대마초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엔 각국의 규제 완화가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등에서 대마초 비범죄화를 검토하기 시작해서다. 독일 정부는 대마 합법화를 위한 마취법 관련법 개정안을 지난 8월 16일 의결했다. 대마 접근권을 허용하되 구입 경로를 통제하고 사용량에 제한을 두는 조건을 달았다. 세계 최대 관광대국인 태국은 지난해 6월 아시아 최초로 대마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판매와 재배를 합법화했다.
미국에선 전면 합법화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현재 미국에서 의료용 대마초를 허용하는 주는 캘리포니아 등 38곳이다. 21세 이상 성인에게 기호용 대마초를 허용한 곳도 콜로라도 등 24개 주다. 연방정부 차원에선 불법이지만 이를 완화하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마초 소지 전과자에 대한 사면 조처를 내렸다. 지난 8월 미국 보건 인적서비스부(HHS)는 미 마약단속국(DEA)에 대마초 등급을 기존 1등급 마약류에서 3등급으로 내릴 것을 검토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각국의 규제 완화로 인해 대마 산업이 올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ETF 리서치업체 베타파이에 따르면 미국 내 대마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0억달러에서 올해 34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난해 미국 내 담배 매출(820억달러)의 41%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예측이다.
다만 규제가 완전하게 해제되지 않는 한 대마 산업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마 ETF에 편입된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서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본이나 금융 규제는 여전히 엄격한 상황이다. 때문에 지난 2년 간 관련 ETF 손실률은 평균 70%대를 밑돌고 있다.
대마 관련 종목의 성장 속도가 더딘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대마 수요가 줄어들었고, 금리가 급격히 치솟으며 대마 산업에 속한 중소기업이 재정위기를 겪었다.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한 일부 공급업체가 재배 면적을 급격히 늘리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졌다.지난달 20일 미국 상원에서 이른바 ‘안정과 공정 집행(SAFE) 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이 변수다. 이 법안은 대마초 관련 기업이 기존 대형은행 등과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SAFE 은행법이 통과되면 대마 산업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 내 대마초 관련 기업은 법인 카드 발급, 중소기업 대출 등을 신청할 수 없다. 또 법인 계좌도 개설할 수 없다. 사업상 모든 운영자금을 100% 현금으로 써야 했다. 국세청에선 대마 관련 기업에 특정 코드를 발급해서 부대 비용에 대한 공제를 전면 차단해왔다.
규제 완화로 수익성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자 새로운 대마 ETF를 출시하는 곳도 나타났다. 자산운용사 서버시브 캐피털은 지난 18일 '서버시브 대마 ETF(LGLZ)'를 선보였다. 대마 관련 주식 중 현금흐름이 큰 기업에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ETF다. 관련 규제가 완화한 뒤 기업 규모를 가장 빠르게 늘릴 것이란 예측에 따라 관련주를 고른 것이다.토마스 헤이즈 그레이트힐 캐피털 회장은 "시장이 대마 관련 주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지만, 결국 대마 관련 기업이 은행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라며 "만약 이 조항만이라도 의결된다면 대마 ETF 수익률도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각국 규제 완화에 대마 산업 성장 '파란불'
관련 ETF 수익률도 지난달 60% 이상 치솟아
대마 산업 관련법 의결 여부가 관건대마초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승세가 최근 가팔라지고 있다. 각국이 대마 관련 규제를 완화하려는 행보를 보이기 시작해서다. 규제가 완화하면서 대마초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
올해 들어 대마초 관련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ETF로는 '어드바이저쉐어스 퓨어 미국 대마초 ETF(티커명 MSOS)'가 꼽힌다. MSOS의 올 초 부터 지난 30일(현지시간)까지 수익률은 15.02%를 기록했다. 지난 8월 31일부터 한 달간 수익률은 62.72%에 육박했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5억 8800만달러에 달한다. 주로 대마초와 관련된 제약사 및 유통업체에 투자하는 ETF다.다른 대마 ETF의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였다. 'ETFMG 대체 수확물 ETF(MJ)'도 지난 한 달 간 수익률이 27.05%를 기록했다. MJ는 세계 전역에서 대마를 재배, 수확, 유통하는 기업에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투자한다. 같은 기간 '어드바이저쉐어스 퓨어 대마초 ETF(YOLO)'도 수익률이 37.65%를 기록했다. YOLO는 대마 산업에 속한 중·소형주에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ETF다.대마초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엔 각국의 규제 완화가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등에서 대마초 비범죄화를 검토하기 시작해서다. 독일 정부는 대마 합법화를 위한 마취법 관련법 개정안을 지난 8월 16일 의결했다. 대마 접근권을 허용하되 구입 경로를 통제하고 사용량에 제한을 두는 조건을 달았다. 세계 최대 관광대국인 태국은 지난해 6월 아시아 최초로 대마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판매와 재배를 합법화했다.
미국에선 전면 합법화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현재 미국에서 의료용 대마초를 허용하는 주는 캘리포니아 등 38곳이다. 21세 이상 성인에게 기호용 대마초를 허용한 곳도 콜로라도 등 24개 주다. 연방정부 차원에선 불법이지만 이를 완화하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마초 소지 전과자에 대한 사면 조처를 내렸다. 지난 8월 미국 보건 인적서비스부(HHS)는 미 마약단속국(DEA)에 대마초 등급을 기존 1등급 마약류에서 3등급으로 내릴 것을 검토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각국의 규제 완화로 인해 대마 산업이 올해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ETF 리서치업체 베타파이에 따르면 미국 내 대마초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0억달러에서 올해 34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지난해 미국 내 담배 매출(820억달러)의 41%까지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란 예측이다.
다만 규제가 완전하게 해제되지 않는 한 대마 산업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마 ETF에 편입된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서다.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본이나 금융 규제는 여전히 엄격한 상황이다. 때문에 지난 2년 간 관련 ETF 손실률은 평균 70%대를 밑돌고 있다.
대마 관련 종목의 성장 속도가 더딘 이유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대마 수요가 줄어들었고, 금리가 급격히 치솟으며 대마 산업에 속한 중소기업이 재정위기를 겪었다.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한 일부 공급업체가 재배 면적을 급격히 늘리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벌어졌다.지난달 20일 미국 상원에서 이른바 ‘안정과 공정 집행(SAFE) 은행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이 변수다. 이 법안은 대마초 관련 기업이 기존 대형은행 등과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SAFE 은행법이 통과되면 대마 산업이 급격히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미국 내 대마초 관련 기업은 법인 카드 발급, 중소기업 대출 등을 신청할 수 없다. 또 법인 계좌도 개설할 수 없다. 사업상 모든 운영자금을 100% 현금으로 써야 했다. 국세청에선 대마 관련 기업에 특정 코드를 발급해서 부대 비용에 대한 공제를 전면 차단해왔다.
규제 완화로 수익성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자 새로운 대마 ETF를 출시하는 곳도 나타났다. 자산운용사 서버시브 캐피털은 지난 18일 '서버시브 대마 ETF(LGLZ)'를 선보였다. 대마 관련 주식 중 현금흐름이 큰 기업에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ETF다. 관련 규제가 완화한 뒤 기업 규모를 가장 빠르게 늘릴 것이란 예측에 따라 관련주를 고른 것이다.토마스 헤이즈 그레이트힐 캐피털 회장은 "시장이 대마 관련 주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지만, 결국 대마 관련 기업이 은행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라며 "만약 이 조항만이라도 의결된다면 대마 ETF 수익률도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