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엔 꼭 1등 했으면 좋겠더라고요"…임시완의 진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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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47 보스톤' 서윤복 역 배우 임시완이젠 아이돌보다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리는 임시완이다. 그룹 제국의아이돌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했지만, 드라마 데뷔작 MBC '해를 품은 달'에 이어 영화 '변호인'까지 대박을 터트리면서 연기자로서 커리어를 탄탄히 쌓아왔다.
특히 영화 '1947 보스톤'에서 임시완은 역사상 최초로 태극 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나서 우승을 차지한 마라토너 서윤복 선수의 신체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체지방을 6%까지 낮추며 열정을 다해 선보인 작품. 작품 내내 뛰고, 또 뛰었을 뿐 아니라 스치듯 등장하는 상의 탈의 장면을 위해 이틀 동안 수분까지 끊으며 운동선수의 근육을 만들어냈다."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제 자신의 연기적인 만족도를 위해 극한까지 해본 것"이라며 웃은 임시완은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저 역시 마지막엔 (서윤복이) 1등을 했으면 했다"며 "울컥하는 마음으로 응원했다"면서 '1947 보스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를 담은 작품. 임시완은 사상 최초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새기고 국제 대회에 참가한 국가대표 마라토너 서윤복 선수 역을 맡았고, 하정우는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서윤복 선수의 마라톤 감독이었던 손기정 선수를 연기했다.'1947 보스톤'은 2019년 첫 촬영을 시작해 2020년 1월 촬영을 마무리한 작품이다. 코로나19로 개봉이 연기됐고, 여기에 주연 배우들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촬영을 마친 후 3년이 지난 후에야 빛을 볼 수 있었다. 촬영하면서 가장 많이 뛰었고,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을 임시완이지만 "3~4년 전의 제 연기를 본다는 점에서 낯간지러운 부분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더 떨어져 보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변함없는 지지를 보였다.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임시완은 "적어도 이 작품을 접하는 동안만큼은 국가대표가 됐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자고 생각했다"며 "목표와 열정, 마음가짐과 의식이 그 누구보다 뜨거웠을 국가대표 분들을 생각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임시완은 촬영에 돌입하기 3개월 전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해 5개월 동안의 촬영 기간 내내 마라토너의 삶을 살았다. "괜히 나의 목표를 깨보고 싶다는 생각에 오버페이스할 땐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빈혈이 느껴지고, 토할 거 같고, 한동안 절룩이기도 했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뛰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촬영을 쉴 때도 쉴 수 없었던 '근력' 운동"이었다고 임시완은 털어놓았다. 그는 "근육은 시간이 지나면 꺼지니까 계속 자극을 줘서 탄탄하게 만들어야 했다"며 "컷과 컷 사이에도 텐션 유지를 위해 트레이너님과 계속 근력 운동했는데, 그게 달리는 것보다 더 고생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임시완은 "촬영하면서 달리기에 매력을 느끼게 됐고, 평생을 함께할 건강한 취미 생활을 갖게 됐다"면서 지금도 마라톤을 뛰고 있다고 밝혔다. 또 "촬영하면서 중간중간 달리기 대회도 나갔다"며 "10km를 41분에 뛰었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그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성적이었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임시완은 '1947 보스톤' 하정우를 비롯해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설경구, '비상선언' 이병헌, tvN '미생' 이성민, '변호인' 송강호 등 기라성같은 선배 배우들도 아끼는 후배로 유명하다. '1947 보스톤'과 같은 날 개봉하는 '거미집' 송강호는 공개적으로 "(임)시완이는 친한데, 같은 날 개봉일이 잡혔는데도 연락을 안한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낼 정도로 돈독한 사이임을 숨기지 않았다.
임시완은 "경지에 오른 선배님들은 삶에 그분들만의 유머가 있다"며 "저는 늘 진지하고, 진중하게 살아왔는데 선배님들은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고유의 영역이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그 지점이 제가 선배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부분인 거 같다"고 존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싶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임시완은 "이제껏 제가 연기를 해온 방향성은 '연기자로서 어떤 작품으로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니 어떠한 것도 담아낼 수 있도록 하자'였다"면서 "이런 도전들이 모여 저만의 색깔과 방향성이 정해질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