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감 떨치고 고독의 시간에 몰두하라"…日교수가 쓴 '단독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기 직장인들 사이에선 '고독 현상'이 퍼졌다.

재택근무로 화상 회의를 하며 직접적인 소통이 부족해 고독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감염병 사태가 아니더라도 직장과 가족이 있지만 설 자리가 없다고 느낄 때, 소셜미디어(SNS)에 팔로우하는 친구들이 많지만 정작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가 없을 때도 우린 "고독하다"고 느낀다.

신간 '단독자'는 고독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책이다.

저서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사이토 다카시 일본 메이지대학 교수가 또다시 고독의 효용을 설파했다.
저자는 책에서 고독을 단독이라 바꿔 부르고, 혼자 있는 시간을 발판 삼아 성공을 이룬 사람을 '단독자'라고 명명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의지로 고독 속을 걷고 단독자로서 살아가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때 고독과 고독감을 구분한다. 고독은 '혼자만의 상태'이며, 고독감은 '혼자일 때의 기분'이라고 정의한다.

원래 고독은 인간의 성장에 필요한 감정이지만, 실체 없이 파고드는 고독감은 최악의 경우 우울증으로 치닫게 한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고독을 잘 활용하면 집중력, 자기긍정감,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능력이 연결고리를 만들어 긍정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자신의 성공 비결 또한 뛰어난 두뇌나 노력이 아닌, 고독의 시간 덕분이었다고 돌아본다.

실제 역사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낸 수많은 단독자가 고독의 시간에 의미를 뒀다.

독일 사상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책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에서 "인간은 혼자 있을 때만 온전히 그 자신일 수 있다"며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자유도 사랑하지 않는 자라고 말했다.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도 "어리석은 자들이 판치는 사회에서 벗어나 너만의 고독 속으로 달아나라. 그리고 그 속에서 창조의 길을 걸어라"라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혼자 있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고독감을 해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예컨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샤넬은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보내 고독감이 심한 환경에서 자랐다.

허름한 다락방 같은 곳에 살았지만, 그런 감정을 메워준 건 책이었다.

저자는 책은 "단독자가 단독자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한다.

톨스토이가 약 4년에 걸쳐 집필한 '전쟁과 평화'도 그가 단독자로서 보낸 시간이 응축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만의 힐링곡을 찾아 듣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좋아하는 방송을 보는 것, 힘든 마음을 글로 써보는 것, 산책 등 운동을 하는 것도 그 방법의 하나라고 제시한다.

저자는 책에서 인간관계를 담백하게 유지하는 처세술과 콤플렉스를 강점으로 바꾸는 방법, 청년·장년·노년기의 고독감에 대처하는 법도 소개한다.

그는 모든 문제의 해답은 자신에게 있다며 고독한 시간의 긍정적인 의미를 알고, 자신의 능력을 키울 시간을 갖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알에이치코리아. 황미숙 옮김. 22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