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민처럼 한동훈 딸도 수사하라"…김웅 "멘탈 존경"

'자녀 입시 비리·감찰 무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향해 공정한 수사를 하라고 촉구한 것에 대해 "세상 사람이 모두 공정과 정의를 이야기하더라도 조국 씨는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제 생각이 짧았다"라고 조롱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조국 씨가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역시 저세상 멘탈이다. 존경스럽다"고 운을 뗐다.이어 "조국 씨는 업무방해와 청탁금지법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으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면서 "판결문을 보면 죄질이 불량하다는 질타가 이어진다. 입시 비리 관련해서 6건이 유죄이고, 청탁금지법위반도 유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정수석으로는 권력자에 대한 감찰을 방해하고 일반인으로서는 아들의 대학 온라인 시험도 대신 풀어준 분이 누구를 보고 공정 운운할 수 있나"라며 "음주 운전자가 신호위반 차량 보고 욕하는 것 같다"고 비유했다.

아울러 "조국씨, 공정과 정의는 저희가 잘 지킬 테니 아래 내용을 잘 숙지하시고, 재판이나 잘 받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이며 1심 판결문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자녀 입시 비리 범행은 대학교수의 지위를 이용하여 수년간 반복 범행한 것으로서 그 범행 동기와 죄질이 불량하고, 입시제도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점에서 죄책도 무겁다."

"민정수석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고 정치권의 청탁에 따라 비위혐의자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것으로써, 그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도 무겁다."

앞서 조 전 장관은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수사하듯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및 양평 고속도로 의혹을 수사하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어 "‘국정농단 사건’ 수사하듯, 박 대령에게 압박을 가한 용산 대통령실과 군 관계자들을 수사하라"면서 "조국 장관 후보자 배우자의 차명주식 의혹 수사하듯, 김행 장관 후보자와 그 배우자, 친인척을 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끝으로 "조국 장관과 그 자녀를 수사하듯 한동훈 장관을 비롯한 여러 부처 장관(후보자) 자녀의 인턴 증명서의 진위 및 과장(엄밀한 시간 확인)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소한 이런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검찰도 법치도 ‘사유화’된 것이다"라며 "윤석열의 ‘살아있는 권력 수사론’은 완전 개소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4월에도 "조국 가족에 대한 '윤석열 잣대'를 윤석열 가족과 윤 정부 인사에게 적용하라"고 주장한 바 있다.일각에서는 그간 사자성어로 자신의 뜻을 표현해 온 조 전 장관이 '개소리'라는 거친 표현을 쓴 것이 심경 변화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이 조 전 장관 아들에게 인턴 확인서를 허위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확정한 것이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 부부에게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조 전 장관 부부 자택에 있던 PC 하드디스크의 증거 능력을 인정했다. 이 판결로 최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