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삼킨 여야 충돌 언제까지…광주전남 추석민심 '분노·한숨'

"믿을 데가 없다…정부·여당은 일방적, 야당은 자기들끼리 싸우기만"
여·야 협치로 민생 회복 나서야…대안세력 필요성 목소리도 나와
추석 명절 광주·전남 지역민심은 민생 현안을 모두 삼켜버린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피로감이 주를 이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나아질 줄 모르는 경기 침체는 아랑곳하지 않고 총선을 앞두고 자리다툼에만 여념이 없는 정치권에 민생경제 회복에 다함께 힘을 모아달라는 목소리가 컸다.

이 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둔 더불어민주당에는 당 안팎의 단합과 재정비를, 정부 여당에는 민생을 위한 여야 협치를, 지역 정치권에는 대안세력 활성화를 통한 쇄신 등을 바라는 다양한 의견들이 추석 연휴 '밥상머리'에 올랐다고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정치권은 전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더불어민주당 송갑석(광주 서구갑)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에 대한 무리한 수사, 안하무인격 장관 임명,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한쪽에 치우친 정부 외교 등에 대응하려면 민생을 중심으로 민주당이 단합하고 재정비해야 한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같은 당 조오섭(광주 북구갑) 의원도 "정부의 삼권 분립 훼손·야당 탄압·일방적 국정 운영 등 크게 3가지를 가장 심각하게 말씀해주셨다"며 "때아닌 이념 갈등 조장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고 말했다.
추석 명절 직전 이뤄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에 실망한 지역민도 많았지만, 이어진 가결파 색출과 처벌 움직임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신중해지길 요구하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고 의원들은 전했다.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인 이병훈(광주 동남을) 의원은 "지역주민들이 체포동의안 가결에 분노했고 법원의 영장 기각은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며 "특히 가결 사태로 민주당이 분열해선 안 되고 단합해서 야당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정훈(전남 나주·화순) 의원도 "가결을 주도한 일부 의원의 책임 소재는 분명히 해야 하지만 마녀사냥식 색출 등 당이 쪼개지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민주당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각을 전했다.
치솟는 물가와 더딘 경기 회복에 대한 지적, 민생에 집중한 정치를 펼칠 것에 대한 지역민들의 목소리는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전달됐다.

양당 정치 폐해를 막기 위한 대안세력의 필요성도 추석민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민주당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차례 지내기도 힘들 정도로 물가가 오르고 농촌은 향우 방문이 줄어 코로나19 때보다 썰렁하다고 하셨다"며 "왜 같은 당끼리 싸우느냐며 뭉쳐서 정부를 견제하고 민생을 돌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은 "민주당 독점 구조인 지역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무리가 가더라도 꼭 뛰어난 인재를 발굴해 한 석이라도 확보해야 지역 정치가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하셨다"고 여당의 지역 내 역할 강화를 강조했다.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도 "야야가 협치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가장 안타깝다고 많이 얘기 하셨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 문제는 이제 사법부에 맡기고 청년 일자리 확충 등 민생 회복에 힘쓸 것을 우리당에 주문하셨다"고 말했다. 정의당 강은미(비례대표) 의원은 "정부·여당도 나쁘지만, 민주당은 무능해 믿을 데가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정의당에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했다"며 "민생은 돌보지 않는 여야간 싸움이 지겹다며 정치권이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바라는 여론이 많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