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사고 헬기 기장은 40여년 경력 베테랑…단독 비행중 사고

3일 경기 포천시 고모저수지에 추락한 헬기를 몬 기장 A(67)씨는 조종 경력 40여년의 베테랑으로, 단독 비행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계 당국과 해당 민간 헬리콥터 업체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헬기로 산불 진화에 사용할 물을 강이나 저수지 등에서 수집하는 담수 작업 테스트를 위해 홍익항공 소속 AS-350(6인승) 기종 헬기를 몰고 김포공항에서 포천으로 이동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본격적인 산불 관련 활동 전 조종사의 판단으로 담수 작업 과정에서 이상이 없는지 시험 운행을 한다"며 "지난 봄에도 이러한 시범 운행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업체 계획으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동승자와 함께 담수 테스트 운행을 할 예정이었다.

오전에 포천에 도착한 A씨는 동승자를 만나기 전 담수용 바스켓을 연결한 후 단독으로 헬기를 몰고 저수지로 향했고 이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영상을 보면, 오전 11시께 헬기는 바스켓으로 물을 뜨려는 듯 수면 쪽으로 하강했다.

바스켓이 물에 닿는 순간 기체도 아래로 내려오며 절반 정도 물에 잠겼다.

순간 꼬리에 있는 프로펠러가 파손됐고, 다시 떠오른 기체는 공중에서 약 5∼6바퀴 돌다가 그대로 물속으로 빠졌다. A씨가 혼자서 담수 테스트를 진행한 경위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고 직후 수색 당국이 확보한 비행 계획서에도 탑승 인원이 2명으로 기재돼 있어 잠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관계 당국과 업체에 따르면 A씨는 군에서 조종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전역 후에는 산림청 항공본부에서 조종사로 활동했다. 산림청 퇴직 후에는 4∼5년 정도 민간 항공 업체에서 헬기를 몰았으며, 홍익항공이 올해부터 포천시와 계약해 봄철에도 포천에서 산불 대응 헬기를 몰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시신을 인계받은 경찰은 부검 등을 통해 사망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해당 헬기 기체 인양은 장비 동원과 관계 부서 협의 등 절차가 남아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양된 기체는 국토교통부 항공·철도 사고조사위원회가 인계받아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께 포천시 소흘읍 고모저수지에서 민간 헬기 1대가 추락해 기장 A씨가 수중 기체 내부 조종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