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명 앓는 폐질환에 효능"…와이디생명과학, 기술수출 도전

학회서 'IPF 효능 후보물질' 공개
미국 법인장 "대형 제약사 관심"
와이디생명과학 연구원이 본사 연구소에서 약물 효능평가를 하고 있다. 와이디생명과학 제공
신약개발 업체 와이디생명과학이 폐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특발성 폐섬유증(IPF)’에 효능을 보인 후보물질을 개발해 국제학회에서 공개했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내년 기술수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와이디생명과학은 지난달 20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 IPF 관련 학회 ‘2023 IPF 서밋’에서 관계사인 사피엔스바이오와 공동개발 중인 후보물질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와이디생명과학은 IPF 환자의 폐조직 단일세포 유전체 염기서열 데이터를 머신러닝(기계학습)으로 분석해 질환의 발생 기전을 규명했다. 이 회사의 후보물질 ‘YDC105’는 IPF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염증 반응과 섬유화(딱딱하게 굳는 것)에 효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IPF뿐만 아니라 간 신장 등 다른 장기에서 발병하는 다양한 섬유증 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이 확인돼 적응증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가 폐 섬유화에 관여하는 일부 유전자에만 작용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더 많은 유전자에 작용해 증상을 완화했다”며 “자체 동물실험과 기증받은 인체 폐조직 시험에서도 기존 치료제보다 뛰어난 효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와이디생명과학에 따르면 동물실험에선 치료제 투입 시 조직병리학지수를 70.3% 감소시켰다. 증상이 많이 호전됐다는 의미다. 인체 폐조직 시험에서도 IPF 발병에 관여된 핵심 유전자 5종의 발현율이 18.3~68.7% 낮아졌다. 경쟁약물보다는 효능이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MSD) 출신인 호세 프레이레 사피엔스바이오 미국 법인장은 “아직 전임상 단계인데도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세계 300만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IPF는 폐조직이 섬유화돼 폐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 폐질환이다.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진단 후 2~5년으로, 5년 생존율은 약 30%에 불과하다. 닌테다닙 피르페니돈 등 2종의 치료제가 항섬유화제로 쓰이고 있지만 질환 진행을 늦추기만 할 뿐 기대수명을 연장하지 못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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