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문화·예술 도시에서 ICT·생명공학 메카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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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정보통신기술(ICT)과 생명공학의 중심지로 탈바꿈하는 현대적인 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국인이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피터 한케 빈관광청 회장·발터 루크 빈상공회의소 회장
빈, 자연치유 연구 지원 위해
대학·스타트업과 MOU 체결
고학력 인재는 스타트업 밑거름
글로벌 제약사들 잇따라 투자
친환경·스마트시티 정책도 추진
문화·예술 도시 면모 알릴 것
피터 한케 오스트리아 빈관광청 회장 겸 시의원은 발터 루크 빈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한케 회장은 “전통적인 수익원이던 관광 분야보다 ICT에서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정도”라고 했다.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배출한 문화·음악의 도시 빈이 300개 다국적 회사를 유치하며 유럽 첨단기술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빈시는 5일 자연치유 기술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빈 주요 대학 및 스타트업과 체결한다.
이 기술은 도마뱀이 잘린 꼬리를 재생하듯 인간의 자연치유 능력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루크 회장은 “빈시가 플랫폼을 마련해주면 스타트업이나 대학 연구자들이 자체 연구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케 회장은 “동유럽 최대 대학 도시라는 특성은 빈이 ICT·생명공학기술 중심지로 떠오른 중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빈의 대학생 수는 전체 인구의 약 10%인 20만 명에 이른다. 풍부한 고학력 인재풀은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 연구 인력의 수준이 중요한 생명공학·ICT 기업들이 최근 빈에 자리잡기 시작했다.독일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4월 7억유로(약 1조원)를 투자해 제약 생산공장을 빈에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제약사 다케다는 1억2000만유로(약 1700억원)를 들여 새 연구시설을 건립한다고 지난달 22일 발표했다.
루크 회장은 “기업인들은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만큼 ‘살기 좋은 도시’라는 점도 기업 유치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이 매년 실시하는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빈은 지난해에 이어 1위에 올랐다. 루크 회장은 “살기 좋은 도시는 해외 기업 관계자 등에게 설문조사를 해 선정한다”며 “문화생활과 교육 제도, 도시 환경 등이 고루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빈시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친환경·스마트시티 정책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한케 회장은 “빈은 스마트시티 기후 플랫폼 전략을 세워 2040년까지 의무적으로 기후중립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365유로로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은 이런 노력의 일부다. 한케 회장은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이용권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월 6만5000원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 역시 빈 모델을 벤치마크한 것으로 알려졌다.한케 회장은 “빈은 항상 역사적인 면모와 현대적인 부분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빈시의 각종 문화·예술 활동도 소개했다. 그는 “빈은 유럽 역사의 가장 흥미로운 단락 중 하나”라며 “기존 박물관, 전시회뿐만 아니라 모차르트, 엘리자베스 황후 등과 관련된 뮤지컬 작품을 선보이면서 오스트리아 문화와 예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