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우호 상징이 어쩌다…'미국 판다' 하나둘 사라지는 이유

"중국의 징벌적 판다 외교"

곧 중국으로 반환되는 미국 국립동물원 내 판다. / 사진=AP

미국 국립동물원의 자이언트 판다 3마리가 오는 12월 초 중국으로 반환되는 가운데, 내년 말에는 '미·중 우호의 상징'인 판다가 미국 내에서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학교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징벌적인 판다 외교"라며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2개의 동물원이 (판다의 소유권을 가진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잃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국에 반대해서 행동하자 이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라고도 주장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는 7마리의 자이언트 판다가 살고 있다. 미국 동물원 내 판다 보유는 중국이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직후 암수 판다 한 쌍을 선물하면서 시작됐다.

이 중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 있는 3마리(메이 시앙, 티안 티안, 새끼 샤오치지)는 임대 계약 종료에 따라 12월 초에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계약 갱신이나 연장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로, 해당 동물원 측은 이미 판다들의 고별인사 행사까지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곧 중국으로 반환되는 미국 국립동물원 내 판다. /사진=AP

워싱턴DC의 판다가 돌아가면 미국에 남게 되는 판다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동물원에 있는 4마리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들 판단에 대한 중국과의 임대 계약 역시 내년 말 종료되며, 추가로 판다를 임대하거나 연장하는 것에 대한 공개적인 조짐은 없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2019년에,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은 연초에 각각 판다를 중국에 반환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중국 사이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의 판다 임대 정책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미국이 중국을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지목하고 첨단기술 수출을 제한하는 등 고강도 견제에 나서면서 양국 관계가 긴장 대결 관계로 변화한 영향도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중국은 '협력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19개국에 판다 65마리를 빌려주고 있다. 연간 임대로는 한 쌍당 100만~200만달러(한화로 약 13억5870만원~27억1740만원) 정도다. 임대된 판다들 사이에 새끼가 태어나면 3~4세에 다시 중국으로 보내진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