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와 유사 'EU 디리스킹' 움직임에 긴장 기색 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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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中견제 '소극적'이던 EU, 반도체 이어 전기차 中 공세에 '태세 전환'
中, 美이어 EU와 갈등시 '두 개의 전쟁' 우려…대응 수위 초미의 관심사
중국이 유럽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움직임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미국과 각종 경제·안보 이슈로 디리스킹 수준 이상의 갈등과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까지 디리스킹을 현실화하면 '두 개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중국은 그동안 EU에 유화적인 대응을 해왔으나, EU가 디리스킹에 나선다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베라 요우로바 가치·투명성 담당 부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 현지시간 3일 EU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들이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팅·바이오 등 4대 첨단기술을 무기화할 위험성을 평가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디리스킹 의지를 피력했다.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이는 인권·법치·민주주의라는 서방의 가치를 외면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EU는 일단 연말까지 평가를 마치고 내년부터 중국을 겨냥한 디리스킹을 본격화할 기세다.
기술 수출 통제 등을 염두에 두고 있어 보인다.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EU가 내년 봄 사물인터넷·내비게이션·로봇공학 등 6개 분야로 디리스킹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중국이 첨단 기술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걸 디리스킹 명분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미국이 강조해온 대(對)중국 디리스킹 이유와 유사해 눈길을 끈다.미국은 작년 10월 중국에 첨단반도체 등의 기술 이전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 8월 9일 첨단반도체·양자컴퓨팅·AI 등 3개 분야와 관련된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자본 투자도 규제한 바 있다.
이는 첨단 기술은 물론 돈 줄까지 틀어막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미·중 간의 이같은 갈등에도 좀처럼 중국에 대응하지 않아 왔던 EU의 태도가 최근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EU는 중국을 전 산업 분야에서 배제하자는 미국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주장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은 기존의 대중국 디커플링 입장을 디리스킹으로 전환했다.
그 이후에도 EU는 대중국 디리스킹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나, 근래 입장 변화가 뚜렷해 보인다.
외교가에선 중국에 무역 의존이 커 '중국 견제'에 주저해왔던 EU가 앞으로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반도체에 이어 전기자동차까지 핵심적인 미래 산업을 중국에 빼앗길 위기에 처한 EU가 이전과는 달리 대응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얘기다.앞서 지난 4월 EU 회원국들은 총 430억 유로(약 62조원)를 투입해 EU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의존을 탈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는 했지만, 중국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를 예고하면서 중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EU 당국이 중국산 전기차가 중국 당국의 막대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유럽산 전기차에 비해 20% 정도 싼 가격으로 불공정한 공세를 가하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되면 높은 비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EU가 중국을 겨냥해 반도체·AI·양자컴퓨팅·바이오 등 4개 분야에 대한 디리스킹 카드를 꺼내 든 것도, 더는 중국에 핵심적인 미래 산업을 뺏기지 않겠다는 경제 안보 전략 차원의 결정으로 읽힌다.
이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EU 집행위의 전날 발표에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날 SCMP는 EU의 27개 회원국이 중국을 겨냥한 디리스킹 필요성 평가에 동의할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사 예고에 프랑스가 강력한 지지를 표시한 반면 독일이 반대한 걸 사례로 들면서, 대중국 디리스킹에 EU 회원국 간에 의견이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로선 EU가 미국과 같은 수준의 디리스킹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인 듯하다.그러나 EU의 이번 디리스킹 예고가 반도체법 시행과 전기차 반(反)보조금 조사 예고에 이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이전과는 달리 대(對) EU 정책을 수정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연합뉴스
中, 美이어 EU와 갈등시 '두 개의 전쟁' 우려…대응 수위 초미의 관심사
중국이 유럽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움직임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미국과 각종 경제·안보 이슈로 디리스킹 수준 이상의 갈등과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까지 디리스킹을 현실화하면 '두 개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중국은 그동안 EU에 유화적인 대응을 해왔으나, EU가 디리스킹에 나선다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베라 요우로바 가치·투명성 담당 부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 현지시간 3일 EU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들이 반도체·인공지능(AI)·양자컴퓨팅·바이오 등 4대 첨단기술을 무기화할 위험성을 평가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디리스킹 의지를 피력했다.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국가라고 에둘러 표현했지만, 이는 인권·법치·민주주의라는 서방의 가치를 외면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EU는 일단 연말까지 평가를 마치고 내년부터 중국을 겨냥한 디리스킹을 본격화할 기세다.
기술 수출 통제 등을 염두에 두고 있어 보인다.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EU가 내년 봄 사물인터넷·내비게이션·로봇공학 등 6개 분야로 디리스킹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중국이 첨단 기술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걸 디리스킹 명분으로 제시했다.
그동안 미국이 강조해온 대(對)중국 디리스킹 이유와 유사해 눈길을 끈다.미국은 작년 10월 중국에 첨단반도체 등의 기술 이전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 8월 9일 첨단반도체·양자컴퓨팅·AI 등 3개 분야와 관련된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등 자본 투자도 규제한 바 있다.
이는 첨단 기술은 물론 돈 줄까지 틀어막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눈여겨볼 대목은 미·중 간의 이같은 갈등에도 좀처럼 중국에 대응하지 않아 왔던 EU의 태도가 최근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EU는 중국을 전 산업 분야에서 배제하자는 미국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주장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여 관심을 끌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19∼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은 기존의 대중국 디커플링 입장을 디리스킹으로 전환했다.
그 이후에도 EU는 대중국 디리스킹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으나, 근래 입장 변화가 뚜렷해 보인다.
외교가에선 중국에 무역 의존이 커 '중국 견제'에 주저해왔던 EU가 앞으로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첨단반도체에 이어 전기자동차까지 핵심적인 미래 산업을 중국에 빼앗길 위기에 처한 EU가 이전과는 달리 대응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얘기다.앞서 지난 4월 EU 회원국들은 총 430억 유로(약 62조원)를 투입해 EU 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의존을 탈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는 했지만, 중국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를 예고하면서 중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EU 당국이 중국산 전기차가 중국 당국의 막대한 지원금을 바탕으로 유럽산 전기차에 비해 20% 정도 싼 가격으로 불공정한 공세를 가하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 사실로 확인되면 높은 비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EU가 중국을 겨냥해 반도체·AI·양자컴퓨팅·바이오 등 4개 분야에 대한 디리스킹 카드를 꺼내 든 것도, 더는 중국에 핵심적인 미래 산업을 뺏기지 않겠다는 경제 안보 전략 차원의 결정으로 읽힌다.
이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EU 집행위의 전날 발표에 중국 당국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날 SCMP는 EU의 27개 회원국이 중국을 겨냥한 디리스킹 필요성 평가에 동의할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 조사 예고에 프랑스가 강력한 지지를 표시한 반면 독일이 반대한 걸 사례로 들면서, 대중국 디리스킹에 EU 회원국 간에 의견이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로선 EU가 미국과 같은 수준의 디리스킹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인 듯하다.그러나 EU의 이번 디리스킹 예고가 반도체법 시행과 전기차 반(反)보조금 조사 예고에 이어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이전과는 달리 대(對) EU 정책을 수정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