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화 경쟁 한계…완전히 새로운 칩 필요"

창간 59주년 기획 '엔드 테크가 온다'

김장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반도체의 미세화 경쟁은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넥스트 레벨’은 초저온·저전력 반도체입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이를 위한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빨아들이는 전력량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한 대기업 데이터센터에 1년간 투입되는 전력량이 웬만한 개발도상국의 1년 전체 사용량을 뛰어넘기도 한다. 미세화에 따른 효율성 저하와 온도 상승으로 인한 칩 화재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패권이 칩의 온도를 낮추고 전력량을 적게 쓰는 초저온·저전력 반도체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장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사진)는 “칩을 작게 제작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전압을 떨어뜨리지 못해 칩이 뜨거워지는 ‘정적 전류’ 문제가 반도체업계의 가장 큰 난제”라며 “AI 연산에 특화한 초저온·저전력 경쟁력이 반도체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미세화 경쟁이 한계에 직면한 것도 숙제다. 칩이 너무 작아지다 보니 스위치를 켜지 않아도 전류가 흐르거나, 전류가 회로 밖으로 넘어가버리는 ‘간섭 현상’이 발생한다. 이 같은 이유로 아예 새로운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 교수는 “반도체 온도를 영하 200도 이하로 낮추면 칩이 아무리 미세화돼도 간섭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양자컴퓨터에서도 초저온 반도체가 필수여서 연구에 매진 중이고, 성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강경주 기자

한경-서울대 공대 공동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