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5년 돌고 돌아 첫 금메달 따낸 이우석 "고생이 자양분 됐네요"

"이 메달을 딸 수 있게 해준 자양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이우석(26·코오롱)은 목에 걸린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이우석은 임시현(한국체대)과 함께 4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혼성전 결승에 나서 일본 선수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말 어렵게 오른 결승 무대였다.이우석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남자 양궁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 선수를 뽑는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회가 미뤄지면서 도쿄행이 불발되는 아픔을 겪었다.항저우로 오는 길도 쉽지 않았다.

이 대회 역시 코로나19로 1년 연기됐고, 이우석은 두 번이나 국가대표 선발 절차를 통과한 끝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됐다.

시상식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우석은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서 너무 값지게 생각한다"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이어 "정말 악착같이 준비를 많이 했다.

훈련장에서 혼자 남아 운동하기도 했다"면서 "개인전(준결승 탈락)은 너무 긴장을 많이 한 나머지 좀 아쉽게 됐지만, 혼성전은 꼭 금메달을 따고 가겠다는 각오로 경기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5년 동안 많은 일을 겪은 이우석은 사로에서 파트너의 심리까지 챙길 정도로 부쩍 성장했다.
이날 임시현이 2세트에서 첫발 8점을 쏴 세트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그때 이우석이 '나만 믿고 쏘라'며 임시현을 안심시켰다.

임시현은 2세트 두 번째 발을 10점에 꽂았고, 결국 2세트도 한국의 차지가 됐다.

금메달 획득의 '분수령'이었다.

둘은 시상식에서 화살을 쏘는 세리머니를 했다.

탁구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신유빈(대한항공)의 세리머니에 대한 화답이라고 설명했다.전지희와 신유빈은 하트를 그리고 큐피드의 화살을 날리는 듯한 세리머니를 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