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리더 수호도, 배우 수호도 모두 저예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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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주말드라마 '힙하게' 김선우 역 수호
"엑소로 데뷔하기 전, 연습생 때부터 연기 레슨을 같이 받았고 데뷔 후에도 계속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도 했어요. 저는 엑소로 데뷔했지만, 배우로도 계속 같이 달려왔어요."
그룹 엑소 리더 수호가 아닌 배우 수호였다. JTBC 주말드라마 '힙하게'에서 시청자들을 막바지까지 헷갈리게 만든 김선우 역을 맡아 극의 중심에 섰다. 첫회 5.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한 '힙하게'는 마지막회 시청률이 9.3%까지 치솟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수호가 연기한 김선우도 연쇄살인범의 안타까운 희생양이 된 14회 방송은 9.6%로 자체 최고 성적을 거뒀다.
'힙하게'는 범죄 없는 청정 농촌 마을 무진에서 우연히 생긴 사이코메트리 능력으로 동물과 사람의 과거를 볼 수 있게 된 수의사 봉예분(한지민 분) 연쇄살인사건에 휩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수호가 연기한 김선우는 잘생긴 외모에 명문대 학벌, '인성과 얼굴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받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께름칙한 기분을 자극했던 인물. 예분의 로맨스 상대이면서도 연쇄살인범 의혹을 동시에 받으면서 마지막까지 시청자들과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캐릭터였다.전역 후 첫 복귀작이었던 '힙하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마주한 수호는 "소집해제 후 처음으로 하는 작품이라 부담도 되고, 걱정도 많았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대 전에도 '선물'이라는 단편 영화에 참여하긴 했지만, 드라마로 인사드리는 건 4년 만이라 욕심이 났어요. 하지만 이 욕심이 과해 일을 그르치지 않을까,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그런 불안감도 있었죠.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오랜만이었으니까요."
그러면서 함께 연기한 선배 연기자들과 연출자인 김석윤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수호는 "감독님의 전작이었던 JTBC '나의 해방 일지'를 정말 재밌게 봤고, 감독님이 좋은 분이라는 얘길 워낙 많이 들어서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대본도 보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며 "감독님과 함께 작품을 했던 보아 선배님도, ''뮤직뱅크'때부터 인연이 있었다'는 비 형도 모두 저를 부러워했다"면서 캐스팅 후일담을 전했다.김석윤 감독이 수호를 캐스팅한 이유는 "잘생겨서"라고 했다. 수호는 쑥스럽게 웃으면서도, 김석윤 감독이 "네가 모범생 이미지가 있지만 정색했을 때 냉소적인 부분들을 사진이나 영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걸 봤다"고 말해 줬다고 했다. 이어 "촬영 전에 감독님이 누가 범인인지 알려주셨다"면서 "전 누가 범인인지 다 알고 있었다"고 자랑하듯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첫 대본 리딩을 할 땐 다들 범인을 몰라서 첫 회식을 할 때도 다들 '누군지 모르겠다', '누가 범인이냐' 이랬어요. 첫 촬영 전 감독님께 '그래도 저는 누가 범인인진 알아야 정확히 연기하지 않겠냐'고 말씀드렸고, 감독님도 '안 그래도 얘기하려 했다'면서 말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을 보면서 '범인', '일반' 이런 식으로 체크해 '범인모드'와 '일반시민모드'를 왔다갔다하며 연기했어요."
김석윤 감독의 응원 속에 촬영을 시작했어도 확신이 들지 않을 때, 옆에서 소통을 도왔던 건 한지민이었다. 한지민은 '힙하게'에 앞서 김석윤 감독과 영화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과 JTBC '눈이 부시게' 등의 작품을 함께했다. 수호는 "감독님이 '괜찮았어' 하고 지나가시면, (한)지민 선배가 '이건 엄청나게 잘했다는 얘기야'라고 해석해주시고, 제가 '한 번 더 가고 싶다'고 했을 때 '한 번 더 가면 연기대상 받는 거야'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시면 '지금도 잘했다는 뜻이니 안가도 괜찮을 거 같아'라고 얘기해 주셨다"며 "작품에서 옥희(주민경 분)가 사투리를 해석해줬다면, 지민 누나가 감독님의 언어를 다 풀이해줬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한지민과 함께 공조 수사를 펼치며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문장열 역의 이민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친해질 생각이 없었는데, 엄청나게 친해졌다"고 고백했다. 극의 캐릭터상 대립 관계에 있는 만큼 "너무 친해지면 눈으로 욕을 주고받고, 서로 의심하는 연기들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는 것. 하지만 "이민기 선배가 먼저 연락도 주시고, 제가 와인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와인 한잔하자'고 제안도 해주셔서 '이렇게 친해져도 되나' 싶어질 정도로 가까워졌다"며 "지금은 제 주변에서 가까운 사람으로 손에 꼽을 정도"라고 친분을 전했다.좋은 사람들과 함께 '연기자'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는 게 수호가 '힙하게'로 얻은 성과 중 하나다. 사실 수호는 엑소 멤버 중 유일한 연기 전공자이다. 데뷔 전 일찌감치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진학하며 연기에도 욕심을 보였던 수호는 과 동기인 배우 변요한 등과 지금까지 꾸준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고등학교 때 부상으로 춤을 못 추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저의 연습생 동기였던 샤이니 선배들이 데뷔했고, 저는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하는, 입시를 고민해야 했어요. 이왕이면 좋은 학교에 가고 싶었고, 실용음악과와 연기과 중에 제가 가야 할 곳을 결정할 수 있었는데, SM엔터테인먼트라는 큰 회사에서 음악을 배울 수 있으니, 연기과에 지원해야겠다 싶었고 운 좋게 한예종에 붙었죠."그러면서 한예종 동문들은 "저를 엑소 수호로 보지 않아서 친해졌다"고 소개했다. 데뷔 전 학교에서 함께 공연하고, 연기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연기를 함께했던 친구로 봐준다"는 것. 수호는 지난 10년 넘게 엑소와 연기 활동을 병행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런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군대 이제 막내 라인들 가고, 전역한 친구들도 각자 20대 때 못한, 30대가 돼서야 도전할 수 있는 자기만의 꿈도 있으니까요. 그 부분에 대해 서로 존중하지만, 엑소라는 팀으로서는 오래오래 활동하자는 게 저의 의견입니다. 멤버끼리 어제도 만나서 다음 앨범 얘기도 했고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