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던 '안성탕면' 맞아?"…농심 '파격 변신' 나섰다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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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매운 신라면·안 매운 안성탕면‘신라면 더 레드’로 라면시장 매운맛 경쟁을 연 농심이 이번에는 순한맛 라면을 출시했다. 안성탕면 출시 40주년을 맞아 기존 제품에서 얼큰함을 뺀 ‘순하군 안성탕면’을 이달중 선보이며 순한맛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한다.
'장수 상품' 탈바꿈 나선 농심
농심은 오는 23일 ‘순하군 안성탕면’을 출시하고 이를 기념해 전국을 순회하며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순하군 안성탕면은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 스코빌지수(SHU·매운맛을 수치화한 지표)가 0인 제품이다. 중량과 가격은 기존 안성탕면과 동일하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순한맛 라면을 선호하는 소비층을 겨냥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업계에서는 올해 농심의 키워드를 ‘재해석’으로 보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파스타랑’(2022년 10월), ‘라면왕 김통깨’(2022년 8월), ‘우와한 콩칩’(2022년 5월), ‘배홍동’(2021년 3월) 등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가 올해 신제품으로는 ‘먹태깡’ ‘신라면 더 레드’ 등 장수 브랜드를 재해석한 제품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농심의 실험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에게 적중했다. 1971년 새우깡에서 시작한 ‘깡’ 시리즈 제품 먹태깡은 지난 6월 출시된 이후 3개월만에 600만봉 이상이 팔리며 주요 유통채널에서 품절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신라면 제품보다 맵기를 두 배 높여 한정 출시한 ‘신라면 더 레드’는 8월 출시 이후 보름만에 완판됐다. 5월에는 ‘짜장면은 검정색’이라는 통념을 깨고 하얀색 짜파게티를 한정 선보이기도 했다.
농심은 앞으로도 헤리티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제품 출시와 함께 팝업스토어 운영을 병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농심은 6일부터 9일까지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순하군 안성탕면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안성탕면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 방문객들이 안성탕면의 역사를 습득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작년 11월에는 서울 상수동에서만 안성탕면 팝업스토어를 운영했지만 올해는 부산 복합문화공간 피아크, 스타필드 안성, 서울 코엑스 등 전국을 돌 예정이다.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자리잡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갑자기 바꾸기는 어렵다”며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장수 브랜드 제품의 맛에 변주를 주는 것이 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