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의료계 노조 7만여명 거리로…사상 최대 규모 파업

노조 측 24.5% 임금 인상 요구
응급실 등 대체 인력 투입해 운영
사진=EPA
미국 의료부문 종사자 7만여명이 4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최근 할리우드 작가·배우와 자동차 노동조합에 이어 미국 곳곳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에 걸친 주요 비영리 의료기관인 카이저 퍼머넌트의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종사자들이 사흘간 파업에 들어갔다.노조 측은 24.5%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병원 측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해 파업을 결정했다. 카이저 퍼머넌트는 응급실 등 일부 시설은 의사와 대체 인력을 투입해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이저 퍼머넌트는 워싱턴DC, 버지니아,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등에 수백개의 병원을 운영 중이다. 의사 2만4000명, 간호사 6만8000명을 비롯해 21만3000명의 기술직·사무직원 등이 근무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 7만5000명 이상 의료인들이 동참할 것으로 추산된다. 수만 명의 의료 종사자들이 동시에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미국 의료계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WSJ은 평가했다.코로나19 사태 이후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직면한 미국에서는 노동자 우위 시장이 지속되면서 전 분야에 걸쳐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크고 작은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부터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이 계속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드와 GM,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업체가 포함된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지난달 15일부터 일부 공장에서 동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