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에 경영승계 유언 문서 LG家 세 모녀에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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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분쟁 첫 변론서 증언 나와LG가 세 모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첫 변론에서 세 모녀가 고(故) 구본무 회장의 서명이 담긴 유지를 확인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하범종 사장 증인으로 출석
"원고측, 故구본무 메모 확인"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부장판사 박태일)는 5일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가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증인으로는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이 출석했다.원고 측은 “구광모 회장이 LG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속아서 협의서를 작성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사장은 이에 대해 “유언장이라는 표현은 없었고 구본무 회장의 뜻이 담긴 메모라고 표현했다”며 “선대회장의 개인재산·경영재산을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구체적으로 “선대회장이 뇌종양 판정을 받고 수술 며칠 전 저를 찾으셨다”며 “구광모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길 것이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어 “다음날 이 내용을 출력해 자필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원고 측이 유지가 담긴 문서를 아는 사람에 대해 묻자 하 사장은 “원고와 구광모 회장 모두 알았다”고 답했다. 하 사장은 “2018년 6~7월 즈음 상속 절차를 원고 측에 보고하며 여러 차례 보여드렸다”고 덧붙였다. 세 모녀 측은 이 문서를 확인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이 문서는 현재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 사장은 “관례상 상속 절차가 마무리된 후 관련 문서는 실무진이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다.피고 측은 원고들이 분할 협의 과정에서 모두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구광모 회장 측이 “원고들이 충분한 정보를 받고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분할 협의를 한 것이냐”고 묻자 하 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분할협의서 작성 당시 원고의 인감도장 날인과 관련해 이의가 제기되지도 않았고 언제든 이의 요청이 가능했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다음 증인 신문은 11월 16일이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