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읽는 세상] 삼성의 승부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공개, "폰만 팔아선 못 버텨"…신사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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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
스마트폰 정체, 게임 통해 수익 기대
모바일 게임 시장 올 146조
삼성전자가 지난 8월 27일 ‘갤럭시 Z 폴드5’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대회 ‘2023 갤럭시 폴드컵(Galaxy Fold Cup)’을 열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지난 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23’에서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 전용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은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전 세계 10억 명의 갤럭시 사용자는 콘솔(게임기)을 구매하거나 게임 앱을 내려받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유명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기기 판매에 의존하지 않고 안정적인 서비스 수익을 올리려는 삼성전자의 신사업 승부수란 평가가 나온다.

북미 시범 서비스 긍정 평가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갤럭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의 베타(시범) 버전을 시험 중이다. 시범 서비스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만 원을 호가하는 게임 전용 모니터, 60만~70만 원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같은 콘솔을 구매하지 않고도 유명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사용자에게 별도 구독료 등을 받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갤럭시 사용자는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등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나 일부 유명 게임을 플랫폼을 통해 이용하려면 업체에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게임업체들과의 논의도 긍정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체들은 전 세계에 보급된 약 10억 대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을 늘릴 수 있다. 애플·구글의 앱 장터가 아닌 ‘제3의 판매 창구’가 생기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사용자 결제액의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애플·구글 등에 내지 않아도 된다. 삼성전자는 게임업체로부터 애플과 구글이 받는 수수료보다 저렴한 플랫폼 서비스 이용료 등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광고를 접한 사람의 90%가 번거로움 등의 이유로 게임을 내려받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라며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게임을 제공하면 이용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서 “삼성전자와 게임업체에 ‘윈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바일게임 성장세 조준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사업 진출은 ‘기기만 팔아선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반도체·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리고 폴더블폰 같은 혁신 제품을 선보여도 갤럭시 스마트폰 판매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1억5000만 대로 전년 대비 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적인 소비시장 위축의 영향이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열린 지 15년이 지나면서 성장성의 한계에 봉착했다”라는 평가도 있다. 고심 끝에 꺼낸 카드가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것이다.모바일게임 산업의 성장세에 올라타려는 의도도 있다. 마케팅 데이터 전문 ‘data.ai’에 따르면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1080억 달러(약 146조 원)로 가정·휴대용 콘솔(460억 달러), PC(400억 달러)를 압도한다. 삼성의 경쟁사 애플은 월 6500원에 200여 개의 모바일게임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를 서비스 중이다.

황정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삼성의 게임 플랫폼이 기존 게임과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자.2. 모바일게임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토론해보자.

3. 세계 1·2위 기업도 경영혁신에 나서는 이유를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