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오마카세 먹고 인증샷 목매더니…" 터질게 터졌다 [이슈+]

'신용불량' 청년 23만명 넘었다…2030의 위험한 선택

30대 이하 금융채무 불이행자
6개월새 1만7000명 더 늘어나
회생 위해 '카드깡' 선택하기도
"개별 가계 책임 의식 가질 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들어 '신용불량' 상태에 빠진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은 고금리가 지속되고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불어나는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석한다.

지난달 29일 한국신용정보원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30대 이하 청년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약 23만1200명으로 집계됐다.이는 6개월 만에 1만7000명으로 늘어난 수치다. 이들 모두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후 제때 갚지 못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됐다.

빚을 견디지 못해 결국 개인회생으로 눈을 돌린 청년층도 더 많아졌다. 진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개인회생 신청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30대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2만5244건이다. 2021년과 지난해 20∼30대 신청 건수가 각각 3만6248건, 4만494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청년들 회생 위한 '팁' 공유…위험수단 '카드깡' 선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회생을 위한 각종 '팁'도 공유되는 추세다. 이중에선 신용카드를 이용해 불법으로 현금을 만들고 유통하는 행위를 뜻하는 '카드깡'을 권유하고 시도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카드깡은 주로 신용도가 낮아 은행과 저축은행은 물론 대부업체에서도 돈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용한다.

하지만 신용카드로 직접 구매한 것처럼 사기행각을 벌이고 현금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엄연히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형사처분까지 받게 될 위험이 있다. 불법 할인대출인 카드깡은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카드깡 이용자는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되며 향후 5년간 대출거래 및 금융거래에 제한받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급한 자금이 필요할 때 대출이나 융통할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카드깡은 법적인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일부 청년 '과소비' 문제…"스스로 책임 의식 가져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각에서는 20~30대 청년층의 '과소비'도 이 같은 결과를 낳는 데 한몫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자료가 온라인상에 알려진 뒤에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오마카세를 먹고 SNS용 사진을 찍기 위해 과도하게 투자한 결과", "확실히 요즘 세대가 돈을 함부로 쓰는 경향이 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젊은 시절 과소비 등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례를 공유하는 글들도 눈에 띈다. 지난 5일 신용회복위원회 공식 카페에 한 작성자는 "20대 초부터 30대까지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허영심, 허세,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패기만 가득했던 것 같다"며 "도박, 유흥, 담배, 술 이런 것만 안 했지, 쓰레기 같은 인생인 거 같다"고 한탄했다. 다른 작성자도 "철없던 20대 시절 은행, 카드, 신용금고, 사채 안 써본 게 없다"며 "목숨까지 버려야 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긴 터널을 지나온 느낌이다.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꼭 경제 관념부터 가르치려 한다"고 털어놨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청년세대는 소비를 촉진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특히 SNS의 영향으로 청년층의 소비가 과열 및 촉진되고 있다"며 "소비하는 것 자체로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청년들이 스스로 개별 가계에 대한 책임 의식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이 의식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카드깡을 익숙하게 하는 등 채무가 많아지는 것은 비극적 결말을 초래한다는 걸 분명하게 알 필요가 있다"며 "중고등학교에서부터 확실한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 개인 자금 관리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대학생 때부터 평소 신용점수를 관리하는 등 개별 가게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균형 잡힌 소비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