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 홍위병과 무엇이 다른가"…개딸 직격한 비명계

수박 감별까지 등장…격화하는 팬덤 정치
비명계, 강성 지지층에 "민주주의자 맞나"
이재명도 직격 "'이재명의 민주당'이 목표냐"
26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영장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야권의 '팬덤 정치'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가 연일 성토하고 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팬덤 민주주의의 폐해를 다시 마주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민망한 팬덤 민주주의의 폐해를 다시 목도한다"며 "'수박'(비명계 멸칭)이라는 용어를 서슴없이 사용하는 지지자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고 했다.이 의원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을 겨냥해 "당신들은 민주주의자 맞나. 극단적 종교집단, 모택동 홍위병과 무엇이 다르냐"며 "'민주'라는 단어를 앞세우고 민주를 오염시키고 있지 않나.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의 가치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과는 어떤 차이가 있냐"고 했다.

끝으로는 이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팬덤에 의지해, 팬덤을 결집해 정치하려는 이 대표에게 민주주의에 대해 묻는다"며 "오직 관심이 순도 100%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드는 것만이 목표인가. '누구의 민주당'이라는 용어가 민주주의 정당에 맞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발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은 다양성이 존재하는 정당, 이견이 존중받는 정당, 민주정당으로 국민들 곁에 계속 남아야 한다"며 "하나의 의견, 다른 의견은 무시되고 쫓아내는 정당이어서는 절대 안 된다. 그거는 총선 승리의 길과 점점 멀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박 의원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비명계 성향을 분류한 이른바 '수박 당도 감별 명단'이 공유되는 것을 언급하면서 "과거 새누리당에서 벌어졌던 '진박 감별사' 사태가 떠오른다"며 "새누리당이 걸었던 길, 진박 감별사 사태가 만들었던 길을 민주당이 똑같이 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전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특정인을 중심으로 특정인의 보위를 위해 당이 운영되고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소리를 내면 '수박'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온오프라인에서 테러를 가하는 이런 정당이 과연 민주 정당이냐 얘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이 대표의 체포 동의안 부결 관련 이탈표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수박은 은어로 겉은 더불어민주당(파란색)이지만 속은 국민의힘(빨간색)이라는 뜻이다. /사진=뉴스1
조 의원은 친명계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가결 표를 던졌던 의원들을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가결 표결했다고 자인한 적이 없고, 당론으로 정한 바 없는 자유 투표, 양심 표결을 가지고 어떻게 징계할 거냐"며 "헌법과 국회법은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양심에 따라 표결해야 하는데, 당헌·당규가 헌법이나 법률보다 우위에 있냐"고 했다.이 대표가 지난 6월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했던 것과 관련해선 "약속을 지키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세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는데 그걸 못 지켰다"며 "그게 아쉬운데 어쨌든 이 대표가 그렇게 하니까 친명들은 강성 지지층들이 난리 치고 거기에 부화뇌동 돼서 지금 그렇게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말씀들이 너무 거칠다"고 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민주당의 팬덤 정치는 최근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전보다 더 노골적이고 심각해지는 모양새다. 이들은 민주당 게시판에 비명계를 '가결파'로 규정해 징계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축출을 목적으로 결집하고 있다. '반(反)이재명' 성향을 따지는 수박 당도 감별 명단이 등장한 것 역시 팬덤 정치의 폐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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