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민가에 미사일 날린 푸틴…30년 만에 "핵실험 재개" 경고

< 우크라 민간인 51명 사망 > 6일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州) 쿠피얀스크 지역의 흐로자 마을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주택에서 생존자를 구조하고 있다. 전날 오후 1시께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습으로 인해 민간인 5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핵추진 대륙 간 순항미사일인 부레베스트닉 시험에 성공했다면서 러시아가 핵실험을 30년 만에 재개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5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토론클럽’ 회의에서 “부레베스트닉 전략순항미사일 최종 시험에 성공했다”며 “또 다른 차세대 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 시스템도 거의 완성했다”고 밝혔다.푸틴 대통령은 핵실험을 재개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선 “이론적으로 (유엔 총회에서 결의된)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철회하는 게 가능하다”며 1990년 이후 시행하지 않은 핵폭발 관련 실험을 30년 만에 재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실험 재개 여부를 선언할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원칙적으로는 미국이 조약에 서명하고 비준하지 않은 것과 똑같이 행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96년 유엔 총회에서 결의된 핵실험금지조약에 대해 러시아는 서명 4년 후 비준했으나 미국은 서명만 하고 비준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전용기 추락 사건과 관련해 암살을 지시했다는 서방국의 의혹을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수류탄 파편들이 추락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에서 발견됐다”며 “비행기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연방보안국(FSB)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바그너그룹) 본사에서 100억루블과 함께 5㎏의 코카인을 발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 전용기 기내에서 폭발물이 터졌거나 탑승자들이 술·마약에 취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