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정원 30%는 전공 구분없이 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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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교육부 장관 "대학도 기득권 내려놔야"교육부가 입학 정원의 30%를 전공 구분 없이 뽑는 대학에 재정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 고위 교육공무원이 독점하던 국립대 사무국장직은 민간에 개방한다.
입학 뒤 학생에 전공 선택권 줘
가이드라인 지킨 대학에 인센티브
국립대 사무국장 직위 전면 개방
총장이 교수·민간전문가 등 임용
○“대학 전공 벽 허물어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6일 교육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대학 입학 정원의 적어도 30% 정도는 전공 벽을 허물고 입학시킨 뒤 학생들에게 전공 선택권을 주도록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정원이 1000명이라면 300명 정도는 전공과 상관없이 뽑고, 입학 후에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한다는 뜻이다. 기존 전공, 학과가 유지되는 상황에선 융합적 교육과 대학 혁신 모두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부총리는 “대학도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며 “전공과 영역 간 벽이 유지되는 것은 교수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은 강제성이 없지만 가이드라인을 지킨 대학에 혁신지원사업비 지원금액을 늘려주는 ‘당근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비는 대학의 자율적 혁신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지원금이다. 올해 일반대에 8057억원을 지원했다. 전문대(5620억원), 국립대(4580억원) 지원금까지 합치면 한 해 예산이 2조원에 달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예산을 확대해 대학별 지원금을 늘릴 것”이라며 “대학들도 전공이 맞지 않아 학생이 학교를 떠나는 것보다 다른 전공으로 바꾸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규제혁신국’ 내년 폐지
교육부 개혁에도 속도를 낸다. 대학 총장의 사무국장 임용권 보장을 위해 ‘국립대학 사무국장 인사제도 혁신’을 추진한다. 국립대학 총장이 원하는 인재가 사무국장으로 임용될 수 있도록 총장의 사무국장 임용권을 완전히 보장해 대학 운영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교육부는 그동안 교육부 공무원이 임용되던 사무국장 직위를 전면 개방해 ‘교수, 민간 전문가’ 등이 임용될 수 있도록 하고 임용 권한도 총장이 직접 행사할 수 있도록 법령상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기존에 사무국장으로 임용되던 일반직 공무원 정원 27명(국장급 고위 공무원단 18명, 3급 9명)을 감축하고, 직위 개방에 따른 민간 임용을 위해 별정직 형태의 사무국장 정원을 신설한다.이 부총리는 “중앙부처 국장 자리 하나를 없애는 것도 쉽지 않은데 교육부는 27명의 자리를 없앤 것”이라며 “교육 개혁을 위해 교육부의 비효율부터 과감하게 줄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규제혁신국’은 내년 1월 1일자로 없앤다. 대학규제혁신국은 고등교육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올해 초 신설됐다. 이 부총리는 신설 당시부터 대학규제혁신국이 담당 업무를 모두 완성하고 일몰하는 것까지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이 부총리는 “전문가들은 (규제와 관련된)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진정한 규제 개혁이라고 본다”며 “대학규제혁신국을 신설할 때부터 (담당) 국장에게 마지막 국장이라는 각오로 규제 개혁을 하고, 국은 나중에 일몰제를 적용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대신 사회부총리로서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저출산과 같은 사회문제 조정을 담당할 국을 신설할 방침이다. 대학규제혁신국을 일몰시키는 만큼, 사회문제 조정과 사회문제 연구 역량을 위한 국 신설을 행정안전부에 요청해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저출산 문제는 난제 중의 난제로 사회 정책 조정·연구 기능을 갖게 되면 사회부총리로서 정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보통합, 늘봄학교는 저출산 대책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